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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1일(일요일)

겨울 풍경이 예사롭지 않은 '이서적벽'

<특집> 명소를 찾아서 ...
동복댐 상류에 적벽 물염적벽 등 웅장 ... 김삿갓 등 시인묵객 '감탄'
칼로 베어낸 듯 한 절경 발달 ... 기암괴석 담아낸 호수 '한폭의 그림'
2012. 12.29(토) 12:01확대축소
잔잔한 강 위로 흐르는 이서적벽은 바위 빛이 서로 교차되어 투영되는 광경은 마치 푸른 비단 폭에 동양화를 그려 놓은 듯 하다.

겨울의 길목으로 접어드는 겨울 바람이 스산하다. 나만의 시간을 가질수 있어 겨울을 즐기는 여행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인지도 모르겠다. 겨울 풍경이 예사롭지 않아 수많은 시인묵객이 찾아 찬탄을 자아냈던 적벽이 그렇다.

* 이서 장학리 망향정서 적벽제 열려

고향을 잃어버린 슬픔이 빗물이 되어 적벽을 적시고, 낮게 깔린 그름은 실향민의 미어진 가슴처럼 쉽사리 옹성산 주변을 안았다.

1983년 동복댐 건설로 고향을 잃은 화순군 이서면 장학리 15개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달래고, 지역 발전을 바라는 염원을 바라는 축제가 초겨울 찬바람 속에 열렸다. 지난 10월 22일 ~23일 이틀간 오전 11시 적벽이 바라보이는 이서면 장학리 망향정에서 이서번영회(회장 오병식 )가 주관한 제27회 적벽제 및 개천대제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서 적벽은 화순땅 동복을 지극히 사랑했던 방랑시인 김삿갓이 시상을 떠올린 곳이며 우리나라 유명 문인들이 즐겨 찾던 천하절경으로 손꼽히고 있는 곳이다.

* 잔잔한 호수에 적벽을 그대로 담아내

화순 이서면 동복천에는 칼로 잘라 놓은 듯 수직으로 서 있는 적벽이란 이름을 가진 절벽은 보는이를 압도하기에 충분한 기암괴석 중에 최고로 손꼽힐 만큼 손색이 없다.

동복천을 휘감고 흐르는 옹성산 주변에 늘어선 절벽으로 조선 중종 때 귀양온 신재 최산두(1483~1536)가 이름을 명명한 이후 지금까지 불러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북송 때 시인 소동파가 노래한 중국양자강 황주적벽에 버금갈 만큼 아름답고 장쾌한 절경을 가졌다고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임억령. 김인후. 김삿갓으로 알려진 김병연 등 수많은 시인묵객이 이곳을 노래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김삿갓은 이곳에서 방랑 생활을 접고 여생를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화순 동복천 상류인 창란천에는 약 7Km 에 걸쳐 작고 수많은 수려한 절벽경관이 발달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동복댐 상류에 있는 적벽(노루목적벽)과 보산리, 청랑리, 물염적벽 등 4개의 군으로 나뉘어 있다.

적벽(노루목적벽)은 수려한 자연 경관이라든가 웅장함 그리고 위락공간으로써 주변의 적절한 자연조건 때문에 동복댐이 만들어지기 직전까지 옛날부터 널리 알려진 명승지이다.
물염정 앞에 위치한 물염적벽, 옛날에는 적벽 앞 강에서 배를 타고 뱃놀이를 즐겼다고 한다.(정판주 作)


물염적벽은 규모나 풍치면에서 노루목 적벽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 건너편 언덕위에 송정순이 건립 물염정이 있어 위락 공간으로 이름이 높다.

보산적벽은 노루목에서 서쪽으로 600 여m 거리에 있는 보산리 북쪽 계류가에 형성되어 있으며 규모는 작으나 수량이 풍부했다.

창랑적벽은 창랑리에 있는데 높이 40여m 가량 이어진 절벽군으로 웅장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적벽 앞에는 망미정, 보안사지석탑, 망향정 등이 있다.

하지만 동복천이 지난 1970년 광주 시민 식수원으로 지정될 때 식수원 보호구역으로 포함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돼 살아있는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게다가 1982년 착공한 동복댐으로 인해 적벽의 50m 정도가 물에 잠겨 비경을 다 볼수 없지만 웅장한 적벽의 자태는 살아 있다.

이서적벽 일대는 댐 건설로 수몰된 15개 마을 출신 실향민 등 일부만 제한적으로 출입이 허용되고 있다. 광주와 화순군의 도움을 받아 감시 초소를 거쳐 이서적벽의 출입은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약 5Km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숲길을 달리면 잔잔한 호수가 막혀 있던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이어 완만한 커브길을 돌아서면 꿈속에서나 본 듯한 풍경이 내 몸을 압도한다. 호수 한 가운데를 향해 돌출된 절벽 끝자락에 아담한 정자가 서 있고, 그 뒤로 이서적벽이 푸른 물결에 멋지게 반사되고 있는 것이다.

적벽 바로 위에는 장성 입암산성, 담양 금성산성과 함께 전라도 3대 산성으로 꼽히는 철옹산성이 옹성산 정상에 버티고 있어 웅장함을 더해 주고 있다. 한 폭의 멋진 그림을 담아내고 있다.

이서적벽에는 조선 중기 이후 매년 4월 초파일이 되면 해 지고 달 뜨기전 부처의 탄생을 기리는 ‘낙화놀이’가 열렸다고 한다. 놀이는 10여 명의 날쌘 장정들이 적벽에 기어 올라가 미리 말려서 마련해 둔 풀이나 볏단을 사람 팔뚝 크기의 용 모양 달집을 만들어 그 속에 돌을 넣은 후 불을 붙여 강물을 향해 던지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적벽 아래 모여 있던 군중들은 쏟아지는 불덩이를 보며 환호하는 한편 북. 장구. 꽹과리 등으로 요란한 음주가무를 즐기며 신명나게 놀았다고 한다. 이같은 의식은 적벽 아래 살면서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의 한을 달래고, 자신의 염원을 빌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낙화놀이는 일제 강점기 때 강제로 중단 됐으나 해방 후부터 수몰 때까지 계속됐다.

물염적벽은 일반인도 쉽게 볼 수 있다. 물염적벽은 풍기군수를 역임한 송정순이 이곳에 자신의 호 물염을 따 지은 정자인 물염정 바로 앞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규모나 모습은 노루목적벽에 비할 바 아니지만 김삿갓이 배를 띄워놓고 노래했을 만큼 운치가 있는 곳이다.

겨울 풍경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한 매력이 깃든 적벽이 바로 화순에 있다. 김성권기자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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