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가 숨을 쉬기 시작했다. 보존해야할 문화유산으로서 단순히 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화순향교(전교 임영락)도 그 중의 하나로 문화재청의 ‘살아 숨 쉬는 향교문화재 활용사업’을 통해 지역민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호남유일 누각 갖춘 화순향교
화순향교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화순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1430년 즈음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만화루(萬化樓)는 유생들이 여름에 공부를 하거나 향시장(鄕試場)으로도 쓰인 호남 유일의 향교 누각이다.

화순향교는 창건된 후 화순현이 다른 지역과 통합되면서 한때 폐교돼 건물만 있다가 정유재란으로 모두 불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후 1611년(광해군 3년) 대성전만 건립했다가 수차례 중수를 거쳐 대성전과 명륜당, 동재, 서재, 전사청, 만화루 등을 갖춘 현재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화순향교 대성전은 전라남도 유형 문화재 제63호, 만화루는 전라남도 문화재 자료 제60호로 지정돼 있다.

▲종교시설 아닌 교육기관
향교는 지역인재육성을 위한 교육기관이다. 하지만 유교를 전파한 공자를 숭배하는 유림들의 종교시설로 아는 이들도 많다.

화순향교가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종교시설이라는 선입견을 떨쳐내고 주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가 크다.

특히 화순향교는 청소년 인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살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과 예절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바른 인성가진 청소년 육성
갈수록 사회 구성원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각종 범죄들이 저연령‧ 집단화․흉폭화 되면서 ‘인성교육’에서 해법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부에서도 아이들을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 바른 인성을 가진 청소년으로 교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순향교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성교실과 예절교실은 바른 인성을 가진 배려하고 소통하며 더불어 사는 건강한 청소년을 키우는 일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올바른 예법은 기본
‘살아 숨 쉬는 향교문화재 활용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예절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예절교실에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정확히 모르는 전통예절과 현대예절을 알기 쉽게 가르쳐 준다.

악수를 할 때는 누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지, 인사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명절날의 세배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등 생활 속 예법을 알려주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통문화 전수관 자리매김
향교 문화재 활용사업’은 주민들을 화순향교로 끌어들이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청소년 인성교실을 통해 1천여명의 초중학생이 청소년이 알아야할 예절을 익혔다.

관내 여성단체와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예절과 우리 고유의 풍속, 제례법, 배례법, 다도 등 다양한 교육도 했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순고인돌유적지를 비롯해 충의사와 유마사, 오지호기념관, 김삿갓 종명지, 운주사, 쌍산의소 등 관내 문화유적지 탐방을 통해 내고장알리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석전대제, 개천대제, 충의공 추모제 등의 참여를 유도해 의향·예향의 고장 화순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는 동시에 전통문화 전수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