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은 족히 된 정자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그 곳에 보양식 전문점 ‘오공주’가 있다. 딸만 내리 다섯을 낳아 키우다보니 마을 주민들은 ‘오공주집’이라 불렀고 가게이름도 ‘정자나무 오공주’라고 붙였다.

오공주집을 찾기는 쉽지 않다. 꼭꼭 숨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맛에 자신있다는 의미다. 아무리 찾기 어려운 곳에 있어도 맛만 있으면 손님은 저절로 찾아올 것이라는 자신감이 지금의 자리에 오공주집을 탄생 했다.

처음 음식점을 시작할 때 위치가 좋지 않다며 모두가 말렸지만 ‘손님이 있고 없고는 주인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손님들이 찾아올 수밖에 없도록 맛있는 음식을 만들면 된다’며 지금의 자리를 고집했다.

오공주집의 메뉴는 단출하다. 사철탕과 양탕, 추어탕, 수육만 판매한다. 사철탕과 양탕은 사계절 판매하지만 추어탕은 가을에서 봄 사이에만 맛볼 수 있다.

사철탕과 양탕은 꾸지뽕나무와 엄나무와 함께 주인장만의 비법을 더해 육수를 내고 고기를 삶다보니 잡내없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한다. 쫄깃쫄깃하면서도 적당히 부드러운 고기는 입에 넣자마자 살살 녹는다. 부추와 함께 초고추장을 듬뿍 찍어 먹어도 좋다.

토란대며 부추를 듬뿍 넣고 뚝배기에 담겨져 내온 탕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하얀 쌀밥을 말아 ‘호호~’ 입김으로 뜨거움을 식히며 먹다보면 어느새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힌다. 그렇게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나면 온몸에 건강한 기운이 가득해진다. 수육을 먹으려면 한시간 쯤 전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추어탕은 9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5월경까다. 주인장이 직접 잡은 자연산 미꾸라지로 만들다보니 추어탕을 팔기 시작했다는 말만 들리면 예약이 빗발친다.

손님상에 내놓는 대부분의 반찬은 집 앞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푸성귀들로 만든다. 텃밭에는 고추며 참깨, 가지, 양파, 마늘, 열무, 상추 등의 채소가 건강하게 자란다. 직접 재배한 푸성귀로 반찬을 만들어 내놓다보니 상 위에는 항상 계절이 살아 있다. 건강하고 소박한 시골밥상이다.

어린 양파로 만든 양파절임, 텃밭에서 수확한 열무와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열무김치는 오공주집의 별미다. 함께 내놓는 묵은 김치는 시큼하면서도 알싸한 맛이 탕의 맛을 살려준다. 텃밭에서 갓 따온 싱싱한 풋고추와 황금빛 된장의 조화도 그만이다.

오공주집에서는 음식에 사용하는 간장이며 된장, 고추장과 같은 장류를 모두 주인장이 직접 만든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해도 장맛에 따라 음식맛이 달라지기에 손님들에게 항상 최고의 맛을 전하고 싶어 어렵지만 철마다 장을 담그고 있다.

가게 앞의 수백년은 족히된 정자나무 아래는 오공주집에서 머금은 건강하고 뜨거운 기운을 식히려는 손님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보양식을 한그릇 먹고 난후 정자나무 아래 놓인 평상에 누우면 부러울 것이 없다. 주변 가득한 평화로움에 저절로 눈이 감긴다.

정자나무 오공주집 주인장 주양탁씨는 “가장 귀한 손님을 모신다는 마음으로 모든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하며 최고의 맛으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한번 왔다간 손님이 ‘그때 정말 맛있었다’며 다시 찾아줄 때가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한번 시작했으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며 “최고의 보양식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해 특별 하지는 않지만 최고의 맛과 정성으로 오공주집을 찾는 모든 분들에게 보답하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정자나무 오공주(화순군 화순읍 주서길 18)
주인장 주양탁(061-373-3764/010-9293-3764)

텃밭에서 가꾼 푸성귀로 차려진 건강한 시골밥상.

'정자나무 오공주' 내부

시원한 그늘이 일품인 오공주네 앞 정자나무

'정자나무 오공주' 주인장 주양탁씨 부부.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