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반가운 친구를 만났다. 잠시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와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싶은데 아무리 둘러봐도 마땅한 곳이 없다.

주변에는 그 흔한 커피자동판매기도 보이지 않는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반가운 지인을 만났지만 근처에 마땅히 차 한잔 마실 공간이 없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일,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 난감함일 것이다.

북카페 '남산아래'는 그래서 만들어진 곳이다. 지난 2일 문을 연 '남산아래'는 화순읍주민자치센터 2층 한켠에 자리를 잡고 있다. 화순읍주민자치센터(위원장 최영탁)에서 운영한다.

자치센터 이용률도 높이고 자치센터 수강생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꼭 수강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부담없이 잠시 쉬며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잠시 여유를 부리며 책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까지 담아 오랜 준비 끝에 만들어진 공간이 '남산아래'다.

그렇다고 이름뿐인 카페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카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진한 커피 향이 온몸을 감싼다. 전문 바리스타의 손길에 의해 만들어진 커피는 아니지만 진한 향과 그윽한 맛은 여느 카페의 커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가격도 저렴하다. 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격이 1,500원에 불과하다. 양도 넉넉하다. 머그잔 가득 담아서 내온다.

자동판매기 커피의 가격이 300~400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재료비라도 건질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냉커피도 가능하다. 아메리카노가 싫은 고객은 프림 듬뿍 넣은 다방커피(?)를 주문하면 된다.

더위가 좀더 기승을 부리면 얼음가루 위에 팥이며 젤리 등을 듬뿍 넣은 팥빙수도 판매할 예정이다. 팥빙수 한 그릇의 가격은 3,000원 정도로 예정하고 있다.

카페 곳곳에는 ‘남산아래’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은 화순읍주민자치 위원들의 정성어린 손길이 느껴진다.

위원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보다 좋은 카페를 만들기 위해 화순은 물론 광주 곳곳을 누볐다.

테이블을 사기 위해 광주 가구거리를 누비며 발품을 팔고, 인테리어 전문매장을 다니며 카페를 장식할 소품을 구입했다.

하얀 벽면에 걸린 다양한 크기의 그림도 직접 골랐다. 원목 판넬을 잘라 만든 책꽂이에 꽂힌 2,000여권의 책은 최영탁 위원장을 비롯한 자치위원들이 기증했다.

북카페 ‘남산아래’에서는 화순읍주민자치센터 수강생들이 만든 천연비누와 방향제가 판매되고 있다. 수강생들이 강좌를 통해 만든 다양한 작품도 전시・판매할 예정이다.

주민자치센터 관계자는 "누구나 부담없이 찾아와 차 한잔의 여유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에서 북카페를 운영하게 됐다"며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남산아래’는 현재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단체모임이나 회의 장소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도 가능하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