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동안 갈등만 낳았던 (주)화순농특산물유통(이하 화순유통)이 결국 청산에 들어간다.

군민들에게 큰 이윤을 가져다 줄 것처럼 출범했던 화순유통이 수백억원의 혈세만 탕진하고 사라지게 됐다.

민선 4기 지난 2009년 4월, 출범 초기부터 화순유통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화순유통은 지난 15일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적벽실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파산을 결의했다.

이날 화순유통은 총 출자주수 836,158주 중 469,060주(56.1%)의 주주가 참석했다.

임시주주총회에서 ‘화순유통 파산 신청의 건’에 대한 안건을 상정해 참석 주주 중 396,070주(84.4%)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안건을 가결했다고 한다. 반대는 6,200주(1.3%), 기권은 66,790주(14.3%)였다.

이로써 앞으로 화순유통은 채권 채무 조사를 거쳐 내년 1월께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할 예정이다.

법원의 파산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화순유통을 두고 벌인 갈등은 종지부를 찍게 된다.

출범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제 힘없는 소액주주 군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특히 화순유통 출범 당시 화순군의 강권으로 주주가 된 농민들은 고스란히 피해만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2009년 화순유통은 농업인 4,763(39억 3400만원)명을 비롯해 화순군(32억 3000만원) 농협 7곳(4억 9900만원), 영농법인 1곳(3억 2700만원) 등 4,811명이 83억 6100만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임직원들의 온갖 비리와 방만한 회사운영, 각종 사기와 부당 거래 등으로 자본금이 대부분 잠식 되면서 비리부패로 인한 부실회사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결국엔 2013년 5월부터 유통업무를 중단하고, 채권채무 및 소송 업무에만 매달려왔다.

농민들만 멍들게 한 애물단지였던 것이다.
회생방안을 찾기도 했지만 돌파구는 없었다.

대주주인 화순군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화순유통의 각종 문제들에 대해 심도 있게 조사해 그 결과를 토대로 관련 혐의자 등을 검찰에 고소하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되는 등 주주들이 납득할 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이유야 어째든 이제는 화순유통은 파산만 남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소액주주 농민들의 경제적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 하느냐가 관건이다.

구충곤 군수도 농민들의 피해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았다.
구 군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너무도 마음 아프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과 출자자 출자원금 보장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방법을 강구했으나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해 매우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또 구 군수는 “군수 후보시절부터 ㈜화순유통의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청산을 반대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혐의자를 검찰에 고소했지만 무혐의 처리됐다”며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출자금 원금보장을 위해 특별법, 군 조례 제정 등을 검토하고, 농식품부를 방문해 보상방안을 건의했으나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저의 정성과 노력이 부족해 해결책을 찾지 못해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전임 군수 때 벌어진 일이라며 뒷짐 지지 않고 신속히 절차를 이행하고, 주주 분들이 모아 주신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소액주주 편에 서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화순유통을 파산하기로 결의한 만큼 이제는 파산이 불가피해졌다.
따라서 군은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원방안 등을 빈틈없이 꼼꼼히 챙겨야 한다.


김성권 편집국장 mire537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