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이하 화순유통)가 화순의 뜨거운 감자다.

전임 군수시절 법인 설립당시부터 부실운영이 예견됐던 화순유통회사가 결국은 청산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구충곤 군수도 공무원을 동원해 강제로 주주를 모집해 사기로 만들어진 화순유통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화순유통의 청산은 기정사실이고 이젠 시간문제일 뿐이다. 수년 동안 화순군의 골칫거리였던 셈이다.

그런데 이미 망한 화순유통의 특위구성을 둘러싸고 군의회 일부 의원(조유송, 박광재, 오방록, 김숙희)과 집행부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4명의 의원들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이유야 어째든 조유송 의원과 박광재 의원은 각각 의장을 역임했었고, 오방록 의원은 부의장을 지낸 인물로 이들은 3~4선의 다선 의원들이다.

이들 의원들은 화순유통의 여러 의혹해소와 진실을 규명하자는 명분삼아 특위구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화순유통 특위구성을 통해 화순유통을 회생시키려는 의도와 생각은 전혀 없는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14일 열린 제21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조유송 의원은 군정질문을 통해 화순유통을 회생시키기 위해 특위구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들 의원들은 결국에는 화순유통이 청산 된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구충곤 군수가 조 의원이 화순유통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자, 화순유통을 포함해 그동안 각종 의혹과 문제 사업에 대해 특위를 구성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롭게 출발하자고 초강수를 뒀다.

이에 조 의원은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아무런 대꾸나 대답이 없었다.

구 군수의 ‘특위구성’ 초강수에 다선 의원들 중 모 의원은 뜨끔하지 않았을까.

이날 정명조 의원의 발언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정 의원은 초선인 김숙희 의원을 제외한 조유송, 박광재, 오방록 의원 등 3명에 대해 그동안 화순유통과 관련한 오락가락 행보를 꼬 집어냈다.

그는 2009년 화순군의회 화순유통 출자승인 과정에서 세분은 찬성을 했는지, 반대를 했는지를 물었다.

또 전임 군수시절인 “159회 임시회에서는 찬성을 했는지, 아니면 반대를 했는지 궁금하다”며 “그때 회의록을 보니 세분은 모두 찬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011년 곡물사기사건이 터진 그때 조유송 의장은 뭐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조 의원은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 5대, 6대, 7대 의회까지 오면서 조유송 의장 2년, 박광재 의장 2년, 오방록 부의장 2년 등을 역임하면서 그때는 뭐했느냐는 것이다.

당시 이들은 의장직과 부의장직을 수행한 터라 진심으로 원했다면 특위구성은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화순유통 특위구성을 허송세월하다가 군수가 바뀌고 나니 이제 와서 죽기 살기로 덤비는 이유는 분명, 정치적인 꼼수가 깔려 있다는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

아니면 군민은 안중에도 없는 기회주의자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입장이 달라져서 같은 사안이 그때그때 다른 것인지 말이다.

이런 와중에 구 충곤 군수가 우려하는 것은 화순유통으로 또 다시 화순이 분열과 갈등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구 군수는 의회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나겠다는 입장이다. 단, 소액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것이다.

특위구성을 미끼삼아 시위를 벌이고 임시회 보이콧을 하는 것은 군민들의 지지하는 마음을 얻지 못해 명분도 약하다.

속담에 ‘죽은 자식 고추만지기’라는 말이 있듯이 화순유통은 이미 죽었다. 회생도 살아 돌아올 수도 없다.

청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끝까지 특위구성 입장을 고수한다면 의장직을 지냈던 과거를 생각하고, 왜 못했는지 자신의 양심에는 거리낄게 없는지 되새겨 봐야 한다.


편집국장 김성권 ksg57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