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공원 인근 화순읍 광덕중앙로 주변 광덕마을 일대가 문화예술 거리로의 탈바꿈을 위한 시동을 걸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나무를 주제로 한 ‘이주민’ 연작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설치미술가 손봉채 작가의 자택을 중심으로 한국적 정서를 듬뿍 담은 벽화가 그려지면서 색다른 볼거리를 주고 있다.

광덕마을은 몇년전만 해도 좁은 골목이 꼬불꼬불 이어지면서 낙후된 지역 중의 한 곳으로 꼽혔지만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추진으로 곳곳에 넓고 반듯한 2차선 도로가 개통, 주변환경이 말끔해 졌다.

하지만 여전히 꼬불꼬불한 골목길과 허름한 돌담길, 미나리깡 등의 흔적이 남아 있어 어려웠던 시절의 아련한 추억과 함께 그 시대를 살았던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마을미술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벽화와 조형물이 설치됐고 화순도심속국화향연이 열리고 있는 삼천리 성안마을과 남산공원, 화순전통시장과 인접해 있어 이를 연계한 관광자원화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곳이기도 하다.

성안마을은 마을 곳곳에 주민들의 글과 시, 그림을 그려 넣은 벽화가 새겨지면서 벽화마을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벽화마을과 달리 마을이 작아 다채로운 볼거리 제공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인근 남산공원까지 마을미술프로젝트를 확대했지만 여전히 무언가 부족한 것 같은 허전함을 안기고 있다.

광덕마을 벽화그리기는 성안마을과 남산공원까지 아울렀지만 그래도 부족한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문화적 시도로 강순팔 화순군의회 부의장이 제안했다.

강 부의장은 “광덕마을은 성안마을과 남산공원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이와 연계한 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가치가 높다”며 “마을을 관광자원화해서 성안마을 등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보다 많은 볼거리를 보여주기 위해 벽화그리기를 제안하게 됐다”고 말한다.

강 부의장의 제안에 광주미술협회 회원들도 “작은 시골마을에 다양한 작품으로 색을 입혀 한번쯤은 찾고 싶은 명소로 만들어 보자”며 흔쾌히 동참했다.

이를 위해 지난 27일, 광주미술협회 이기원 수석부회장과 광주국제아트페어 참여작가들이 마을을 방문해 어떤 벽화를 그릴 것인지를 논의했고, 다음날 광덕중앙로 주변에 한국적 색채와 지역정서가 담긴 벽화가 그려졌다.

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개성과 작품색을 가진 전업작가들이지만 각자의 개성을 살리기 보다는 지역민들이 공감하며 다양한 이야기꺼리와 연결시킬 수 있는 지역적인 정서를 담은 벽화를 그리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벽화를 위한 벽화, 보는 이들에게 감흥을 주지 못하는 벽화는 ‘작품’이 아니라 ‘시각공해’일 수도 있다며 ‘감흥이 있는 벽화’를 그리기로 한 것이다.

작가들의 손길에 누구네집 벽에는 화로의 따스한 기운에 취한 아낙네가 잠이 들고, 누구네집 벽에서는 댕기머리 처자가 다도수업을 받았다.

봄꽃 핀 대나무밭에서 화로에 주전자를 올려놓고 혼자 화전놀이를 즐기는 남정네, 담벼락에 앉아 밤하늘의 별을 따는 어린아이, 어디서 얻은 붉은 풍선을 들고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놀기를 청하는 개구쟁이, 망태를 메고 녹차밭에서 녹차잎을 따는 아낙네들의 모습도 그려졌다.

수채구멍에서 떨어지는 물을 보며 털을 세우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도 앙증맞다.특히나 한국적 색채가 담기면서 반응도 좋다.

기성세대는 ‘예전에는 다 저렇게 살았다’며, 젊은 세대는 TV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모습들이 담긴 벽화가 신기해서 벽화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벽화 참여작가들도 달라진 마을의 모습에 뿌듯해하며 광덕중앙로 주변 뿐 아니라 광덕마을 일대를 아름다운 벽화로 채색하기 위한 계속적인 재능기부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한편, 강순팔 부의장은 광해관리공단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골목길 벽화그리기 사업을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화순출신의 손봉채 작가(설치작가)에게 참여를 제안해 광덕마을 벽화그리기 사업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새해 상반기 부터 손봉채 세계적인 작가와 함께그림재능기부 작가들이 참여해 광덕리, 향천리, 만연리 등 골목길 벽화그리기 사업을 연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