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유통은 사실상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불임 회사나 다름없다.

채권채무소송으로 송사를 겪고 있어 회생자체가 불가능해 시쳇말로 쪽박만 남은 상태다.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주식회사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누더기로 전락한 화순유통에 1억2천만원이라는 거액의 혈세를 투입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그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화순군은 의회의 사전의결을 무시하면서 화순유통에 대한 추가출자계획안을 승인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밀어붙이기식으로 행정전횡을 보여주는 모양새다.

재정관련법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출자 또는 출연할 할 경우 지방의회의 사전 의결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출자 또는 출연시 사전에 지방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관련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산을 편성하기에 앞서 예산편성에 반영할 것인지 여부를 사전검토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화순군은 의회가 추가출자계획안을 승인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새해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화순유통의 추가출자금이 포함된 책자까지 발행해 의원들에게 미리 배부한 것은 온갖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화순군의회의 오락가락 행보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당초에 이선 의장을 비롯해 대부분 의원들은 화순유통의 회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회생이 불가능한 화순유통을 이미 망한 회사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런데도 화순유통의 추가출자를 강행하기 위해 화순군의회에서 부결된 추가출자계획안 처리를 위해 긴급하게 다시 상임위원회를 소집했다.

그것도 다급한 듯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화순군은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제207회 군의회 임시회에서 화순유통에 대한 1억2천만원의 추가출자계획안 승인을 요구했었다.

이에 군의회 총무위는 지난 12일 “오는 12월 화순군 새해예산 심사과정에서 화순유통에 대한 향후 추진계획서를 검토해 예산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조건부승인을 내비쳤다.

하지만 군의회는 회기 마지막날인 20일 10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미루고 총무위원회를 열고 재심의를 통해 부결된 추가출자계획안을 다시 심의하고 찬반 격론 끝에 표결에 붙여 2:2로 부결시켰다.

그런데 군의회는 추가출자계획안에 대해 새로 임시회를 소집하지 않고 의장 권한으로 23일 오후 2시 30분 총무위원회를 긴급소집해 부결된 안건을 재심의해 추가출자계획안을 승인했다.

무엇이 그리 다급해 의장이 직권으로 이런 의심스런 행동을 했는지 그 배경이 궁금하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의회가 꼭두각시 인형으로 전락한 것인지 자괴감이 든다.

아니면 군의회가 무능해 감시 견제의 기능을 상실한 것인지, 민의를 대변할 일말의 책임감 따위는 뒷전인지 그 속내가 궁금할 뿐이다.

이런 의혹이나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거두절미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고자 한다.

실낱같은 희망도 없는 화순유통에 대한 추가출자의 목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1억2천만원을 추가로 출자해 어디에다 쓸 것인가?

이 거금을 투자하면 화순유통이 회생할 수만 있다면 추가출자는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 않고 다른 의도가 있다면 군민을 무시하는 오만과 독선이 가득찬 후안무치한 짓이다.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의 월급을 주기 위해 1억2천만원을 추가로 출자한다면 이는 옳지 않다.

군민들이 이해를 구하기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몇 사람에게 월급을 주기위해 혈세를 투자하는 것은 군민들의 분노만 살 뿐이다.

지금이라도 군의회와 집행부는 화순유통에 추가로 출자하는 예산을 어디에 쓸 것인지를 먼저 군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추진해도 아직 늦지 않다.

군민 모두가 수긍하는 추가출자계획안이 나왔으면 한다.

김성권 편집국장 ksg57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