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고위 간부직원이 근무 시간에 술을 마신 채 민원인을 맞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감사원 등에서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암행감찰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화순군 C면장이 근무 중에 술을 마셔 근무기강해이가 도가 넘었다는 지적이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4일 오후 C면장은 음주를 한 탓에 얼굴이 시벌게진 채 역겨운 술 냄새를 풍기며 면사무소에서 민원인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들의 근무기강을 우려해 전남도와 화순군은 일선 공무원들에게 공무기강 확립 철저를 주문했었다.

명절에 떡값 명목의 금품 및 향응수수, 근무지 무단이탈, 근무 중 음주행위 등을 금지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공무원은 근무 중에 술을 마신 것도 업무의 연장선쯤으로 생각하고 거리낌 없이 음주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C면장의 경우는 근무 시간에 술을 마신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음주행위에 대해 C면장의 답변이 가관이다.

그는 “군수도 주민들과 만나 근무시간에 술 한두 잔 마시는 것은 괜찮다고 했다”며 군수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이 더 황당하다.

설령, 군수가 한두 잔의 술은 괜찮다고 했다하더라도 지역의 정서상 또는 관례상 근무 중에 사양하기 곤란한 자리에서는 괜찮다는 것이지 만취에 가깝도록 마시라는 것은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한두 잔의 술을 자주마시는 것은 상습적인 음주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화순군 본청 보다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산골오지의 면단위 직원들의 음주행위가 더 잦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무래도 관리감독이 소홀하고 감시가 느슨한 면단위 지역인데다 지엽적이고 보는 눈이 없어 술을 마시는데 좀 더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여기다 근무시간에 술을 마셨다고 해도 처벌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있다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주민 김모씨는 “대낮부터 술에 취해 있는 공무원을 보면 꼴불견을 떠나 술을 마시고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공무원들에게 혈세로 봉급을 줘야하는지 회의감이 든다”고 탄색했다.

이와 관련 화순군 관계자는 “면에서 근무한다고 업무시간에 술을 마셔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며 “추석을 앞두고 감사원 등의 암행감찰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구충곤 군수는 10대 분야별 명품을 선정해 ‘명품 화순만들기’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지만 그 시간에 음주를 즐기는 직원들이 있는 만큼 ‘명품 화순’은 멀어진다.

공무원의 음주행위는 기강문란으로 직결되는 것은 필연이다. 화순군의 자성과 개선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근무시간에 해롱해롱 흥(?)에 겨운 공무원들의 한심한 행태가 언제나 사라질지 두고 볼 일이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