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미술관에서 가을을 맞아 한지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산미술관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광주광역시, 광주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오는 30일까지 기획초대전 ‘민은주-한지조형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성을 밑바탕에 둔 창의적 한지공예를 선보이는 민은주 작가의 한지조형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민은주 작가는 20여년을 오롯이 한지와 동행하듯 본인의 작업에 몰두해왔다.

현대의 한지공예가 정통성보다는 현재 사용되는 기법 중심으로 작품이 생산되고 있다면, 민은주 작가의 작품은 실용성과 전통기법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현대적인 실용성과 색감으로 마무리해냄으로서 한지의 조형성과 그 미감을 살렸다.

민 작가는 많게는 10장의 한지를 덧씌워가며 풀칠과 건조를 반복하는 녹록치 않은 단계를 거친 작업들을 반복한다.

이렇게 건조된 한지를 판화처럼 조각칼로 문양을 파내고 나무 백골에 문양과 한지를 덧붙여 주면서 무 백골 위에 한지의 건조가 끝남과 동시에 마무리로 옻칠을 해내고 마지막으로 장인이 제작한 자개, 백동, 장석 등이 어우러져 절제된 우아함을 잃지 않는 작품을 제작해낸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인 탁자, 문갑, 책장 등 실질적으로 사용가능 한 대작들을 통해 조형미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기존의 나무 백골에 한지를 덧입히는 과정을 생략하고, 나무 특유의 결을 살려 한지로 표현한 작품이 주로 전시됐다. 어렵게 구한 고재(古材)의 자연스러운 나뭇결이 세월과 함께 작품과 잘 어우러져 독특한 아우라를 생성한다.

모란, 연꽃, 거북이, 매화, 나비, 호랑이 등 염원을 담은 소재를 통해 장식적 요소를 넘어설 뿐 아니라 우리의 문양이 갖는 구복(求福)신앙과 부귀영화를 갈구하는 이야기가 존재하는 민화의 성격이 두드러지기에 일반적인 기존의 한지공예와는 차별화된 작품으로 전통적인 한지의 멋과 더불어 한층 진화한 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은 다산미술관 제1기획전시실에 전시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은 휴관한다. 문의 : 다산미술관(061-371-3443)

박미경 기자 mire5375@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