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탁 불법 선거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조합장 선거가 3월 11일 실시된다.

하지만 문제 투성이다. 지난해 8월 시행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각 지역 선관위에서 선거업무를 맡아 치러진다.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의 취지는 좋았지만 벌써부터 불법 선거조짐이 일고 있다.

게다가 선거운동과 관련한 각종 제약이 많아 후보자들이 자신을 알리는데 미흡한데 반해 현직 조합장은 현직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할 수 있어 절대 유리하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는 조합장 선거는 공직선거와는 달리 예비후보자 사전선거운동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조합장 선거에 도전하는 젊은 신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아울러 토론회와 연설회 등 실질적으로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선거운동도 할 수 없다.

설령 후보자로 등록했다 치더라도 선거운동기간인 2월 26일부터 선거일 하루 전인 3월 10일까지만 후보자 본인만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배우자 가족도 선거운동을 지원할 수 없다.

또 선거벽보조차도 조합 사무실 등에만 게시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어 ‘깜깜이 선거’가 될 공산이 크다. 후보들에 대한 검증절차가 너무 허술하다.

이런 저런 불법 선거소지를 없앤다는 취지에서 실시하는 전국 조합장 선거가 후보들의 과도한 선거운동 제한으로 퇴색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혼탁 불법선거를 자초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현직 조합장에 유리한 선거제도를 이번에는 제대로 손봐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제왕적 권한으로 현직 조합장에게 유리한 선거제도를 바꿔 조합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성권 편집국장 ksg57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