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립유치원의 교비횡령 등 비리 난맥상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이 연일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화순지역 사립유치원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사립유치원이 지원금을 ‘쌈짓돈’처럼 빼다 사용해 ‘비리’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육당국이 사립유치원의 감사결과를 오는 25일까지 전국 교육청 홈페이지에 실명으로 공개키로 결정함에 따라 화순지역 사립유치원의 포함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화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관내 사립유치원은 S모, E모, J모 유치원 등 3개소로 유아수는 지난 4월 기준 총 214명이며, 공립유치원은 16개소 등 총 유치원 19개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화순지역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금(3월 1일~내년 2월 말) 내역을 살펴보면, 교사 기본급 보조비 지원은 담임수당 1인당 월 13만원과 처우개선비 1인당 월 46만원 등 총 59만원이 지원된다.

또 유치원 학급운영비는 학급당 월 25만원, 방과후과정 운영비는 연 기준 유치원당 500만원, 유아 1인당 유아학비 월 29만원 등을 지원받고 있다.

2018학년도 화순지역 사립유치원의 총 지원금은 S유치원의 경우, 담임수당 처우개선비 학급운영비 등 총 3억7천400여만원으로 가장 많이 받고 있으며, E유치원은 저녁돌봄운영비를 포함해 총 3억100여만원을, J유치원은 2억6천여만원을 각각 지원받는다.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불거지자, 화순교육지원청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지원금에 대한 회계자료를 요구했으나 이들 유치원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지침이라며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져 전남도교육청은 법적조치 등 강경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유치원이 회계자료 제출을 거부해도 지원금은 보조금과 성격이 달라 교육당국의 자료제출과 감사 등 강제권한이 없다보니 이를 악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 사립유치원은 공립유치원과 달리 지원금에 대한 정부의 교육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적용받지 않아 깜깜이 회계처리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에 감사를 실시하려고 해도 오히려 유치원측에서 왜 자꾸 이러느냐고 구박을 준다”며 “법적으로 감사가 강제권한이 없다보니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데도 일부 사립유치원이 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면서 부당하게 사용해도 그동안 처벌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처럼 정부 지원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사학 현행법에 따라 사립유치원장이 마음대로 써도 횡령죄를 묻기 어렵고, 유치원 원장이 누리과정 지원금을 유용해도 환수가 불가능하고, 처벌도 받지 않아 국민들의 혈세가 쌈짓돈처럼 새고 있다.

여기에 더욱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립유치원의 ‘무소불위’ 횡포다. 인구 6만여명이 넘는 전남 지자체 중에서 공립단설유치원이 없는 곳은 화순군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순교육지원청과 군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제7대 지방의회 시절 3~4년전인 화순에 공립단설유치원을 설립하기 위해 부지선정 등을 앞두고 있었으나 화순지역 사립유치원의 강력 반발에 부딪혀 어처구니없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사립유치원측에서 군의회를 방문,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을 적극 반대해 백지화 됐다는 것이다.

교육청과 군의회의 여론을 종합해 보면 한 지역에서 장기간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다, 각종 선거에서 유권자인 학부모들에게 ‘갑’의 위치에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 선출직 공직자들도 이들의 막강한 실력행사를 무시못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