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화순군이 동복댐 관리권을 놓고 본격 힘겨루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광주시민 150만명의 식수원인 동복댐의 상수원 보호구역 관리 주체를 놓고 15년 동안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화순군은 민선6기 들어 동복댐의 관리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과거보다 행정력을 총동원하는 등 훨씬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군은 관할행정 자치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복댐에 대한 관리 등 권한행사를 전혀 못하고 있어 이번 기회에 15년여의 갈등을 마무리짓겠다는 각오다.

화순 동복댐에는 국가문화재 명승지로 지정된 천하제일 비경 ‘화순적벽’이 30여년 동안 통제되오다가 민간인에 개방되면서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화순군 등에 따르면 군은 광주시와 올 초부터 동복댐 관리권을 놓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의 불씨만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동복댐 조성은 광주와 전남이 한 몸이었던 지난 1967년 관선시대인 이때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댐 조성은 국가정책 사업으로 관선 시장과 군수는 정치·행정적으로 반기를 들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동복댐은 1971년 화순군 이서·동복·북면 일대에 저수량 9953만㎡ 규모로 만들어졌다.

광주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댐을 만든 전남도는 1973년 일대 1만2656㎢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뒤 광주시에 관리권을 맡겼다.

광주시도 댐 관리권을 가져오면서 수몰민들에게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토지보상을 해 줬기 때문에 당연히 관리권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순군은 30여년 동안 출입이 금지됐던 화순적벽이 개방되고 새 관광명소로 자리잡으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화순적벽 관광명소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화순군은 44년 만인 올 초부터 광주시에 공문을 보내 ‘상수원보호구역 관리권을 행사하겠다’고 통보했다.

군은 “관련 법에 따라 댐 관리 권한이 화순군에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광주시는 “2003년 환경부도 동복호 관리권은 광주시에 있다는 결론을 냈다”면서 “화순군의 관리권 요구는 최근 개방한 ‘적벽’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고 맞서고 있다.

동복댐의 적벽은 깎아내린 듯한 절벽은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1519년 화순 동복에 유배된 최산두(1483~1537)가 중국 양쯔강 적벽과 비슷하다며 ‘적벽’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붙였다고 한다.

이를 인정하듯 화순적벽은 올 초 국가지정 명승지 112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1985년부터 출입을 금지해 오다 2014년 10월 광주시와 화순군이 ‘상생협약’을 맺고 개방하면서 일반 시민들도 볼 수 있게 됐다.

화순군은 3년째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수요일과 토·일요일 3차례 ‘적벽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 관람 인원이 360명으로 제한됐지만 2015년 3만239명, 2016년 2만7073명, 올해도 지난달까지 1만6000명이 찾았을 정도로 이미 관광명소가 됐다.

이렇게 관광객이 증가하자 화순군은 50억원을 들여 ‘화순적벽 관광명소화 사업’과 ‘적벽 기반시설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광주시에 상시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가까이서 적벽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상수원 오염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시설물을 설치하려 하지만 광주시가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관리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시는 적벽 주변을 개발하거나 더 이상 개방하면 광주시민 150만명이 사용하는 상수원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관리권을 화순군에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