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만에 야권의 양당체제로 치러진 지난 4·13총선에서 국민의당이 광주전남지역 18곳 중에 17곳에서 압승을 거둔 가운데 ‘녹색돌풍’에 힘입어 나주·화순 지역에서도 손금주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총선결과, 여소야대로 정국이 바뀌면서 제3당이 된 국민의당의 ‘캐스팅 보트’ 역할과 호남맹주로 급부상한 가운데 호남정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치러진 제20대 총선에서 손금주(44) 국민의당 후보가 4만5천350표를 얻어 51.10%를 득표해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후보는 39,246표(44.22%), 새누리당 김종우 후보는 4,149표(4.67%)를 득표했다.

화순에서 손금주 당선인은 17,984표(52.29%), 신정훈 후보는 14,974표(43.54%), 김종우 후보는 1,433표(4.16%)를 득표했다. 나주에서는 손금주 당선인이 27,366표(50.34%), 신정후 후보는 24,272표(44.65%), 김종우 후보는 2,716표(4.99%)를 득표했다.

중앙선관위 최종집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나주・화순은 138,385명의 선거인 중 90,142명이 투표하면서 65.13%의 투표율을 보였다. 무효투표수는 1,397표다.

화순은 54,551명 중 34,968명(64.1%)이 투표했고 이중 577표가 무효처리됐다. 나주는 83,834명 중 55,174명(65.8%)이 투표했고 820표가 무효처리됐다.

이같이 손 후보의 당선은 호남에 불어 닥친 국민의당 녹색바람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국민의당은 광주 8개 선거구 중 8곳에서 싹쓸이 완승을 했고, 전남에서는 10개 선거구 중 8곳에서 당선인을 배출하는 돌풍을 일으킨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광주전남에서 고작 이개호 의원(담양·장성·영광·함평) 혼자만 당선돼 완패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의당은 전국 지역구에서 25석, 비례대표 13석 등 모두 38석을 확보해 최대 돌풍의 주역이 됐다.

특히 호남 심장부인 광주, 전남·북에서 야권의 경쟁자인 더민주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둠으로써 명실상부한 3당 체제에서 강력한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 맹주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수권정당으로 입지와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이같이 국민의당이 완승을 거둔 것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호남의 ‘반문 정서’가 워낙 컸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총선기간 중에 문 전 대표는 호남을 방문해 “호남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대선불출마를 선언하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로 반문정서의 문턱이 높았다는 정가의 분석이다.

다시 말하면,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호남표심을 얻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는 여론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 손금주 당선인도 녹색돌풍의 영향으로 당선된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겸손하고 더 낮은 자세로 의정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소야대…호남정치 주목

20대 총선 결과 여소야대, 3당 체제가 구축되면서 여·야의 지도부 선출 등을 앞두고 호남출신 정치인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장성 출신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역적으로 호남이 불모지이지만, 당이 어려운 시기에 계파색이 엷고 호남 출신인 김 전총리가 적임자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3선에 성공한 이정현(순천) 의원 역시 새누리당 당권 도전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 등 권력의 최고 핵심부에 있었던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통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고흥출신으로 4선에 오른 송영길 의원은 더민주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북 출신의 정세균 의원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제치고 당선돼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5선인 정 의원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의장 후보군으로도 포함되고 있다.

특히 호남 제1당으로 급부상한 국민의당은 광주·전남지역 출신으로 박지원 의원과 박주선 의원, 천정배 의원 등 3명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복귀한 전북의 정동영 의원도 당권과 대권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의당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전남 주승용 의원, 광주 김동철 장병완 의원, 전북 유성엽 의원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0대 국회 국민의당 몫의 국회 부의장으로 4선인 박주선 김동철 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편, 20대 총선에서 민심은 ‘정권 심판’을 택하며 새누리당 122석, 더불어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으로 여소야대 국회를 재편했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