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청산절차를 밟아 누더기사업으로 전락한 화순유통의 1억원대의 추가출자와 관련해 화순군의회가 부결된 추가출자계획안 처리를 위해 긴급(?)하게 상임위원회를 소집한 배경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군의회가 화순유통의 추가출자를 집행부의 입맛대로 승인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화순군은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제207회 군의회 임시회를 통해 화순군의회에 화순유통에 대한 1억2천만원의 추가출자계획안 승인을 요구했었다.

이에 따라 화순군의회 총무위는 지난 12일 “오는 12월 화순군 새해예산 심사과정에서 화순유통에 대한 향후 추진계획서를 검토해 예산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붙여 조건부승인 했다.

하지만 군의회는 회기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미루고, 예정에 없던 총무위원회를 열어 재심의를 통해 추가출자계획안을 다시 심의했고, 찬반 격론 끝에 표결에 붙여 2:2로 부결시켰다.

군의회에 따르면 '부결된 안건은 동일회기내에서는 다시 심의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추가출자계획안 심의는 다음 회기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지금까지 화순군의회는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안건의 경우 다음 회기에 다시 상정하고 해당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해 왔다.

그런데 군의회는 유독 애물단지 같은 화순유통 추가출자계획안에 대해서는 새로 임시회를 소집하지 않고 의장 권한으로 23일 오전 11시 총무위원회만을 소집, 부결된 안건을 재심의를 통해 추가출자계획안을 승인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출자 또는 출연할 할 경우 지방의회의 사전 의결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된 지방재정법을 무시한데 따른 절차상 하자를 메우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출자 또는 출연시 사전에 지방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관련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

그러나 화순군은 의회가 추가출자계획안을 승인하지 않았는데도 새해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화순유통추가출자금이 포함된 책자까지 발행해 의원들에게 미리 배부한 상태여서 온갖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화순군 예산담당은 “지방재정법에는 출자 시 지방의회의 사전의결을 받도록 명시돼 있지만 언제까지 의결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시돼 있지 않고, 이와 관련한 중앙정부의 지침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 ‘군의회에 언제까지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냐’는 물음에는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화순군의회 관계자는 “회기 외 폐회 기간에도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안건을 승인할 수 있고 법적인 효력도 있다”면서도 "지금까지의 의회 운영에 비춰볼 때 '회기 외 폐회 중 상임위 소집'은 극히 드문 일이다"고 밝혔다.

한편, 군의회는 내달 1일부터 제2차 정례회를 열 계획인데다 화순유통 추가출자계획안 승인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져 의회가 집행부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