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의회가 화순군이 요구한 내년도 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이하 화순유통)에 대한 추가출자를 승인했다.

오는 12월 화순군 새해예산 심사과정에서 화순유통에 대한 향후 추진계획서를 검토해 예산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붙인 조건부승인이다.

화순군이 요구한 1억2천만원의 추가출자 지원계획을 일단 승인하되 최종결정은 미루면서 화순유통 추가출자 승인을 위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을 번 셈이다.

현재 화순유통은 80여억원의 자본금을 전부 잠식당하고 30여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사실상의 파산상태다.

화순군은 민간인 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를 통해 올 연말까지 청산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는 했지만 진상조사위원회 내부에서조차 ‘화순유통은 청산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진상조사위에서 화순유통의 K사에 대한 채무가 정당한 것인지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화순유통은 최근 K사를 상대로 새로운 채권확보소송을 제기, 사실상 유지로 가닥을 잡았다.

화순군도 지금까지의 소송에서와는 달리 화순유통과 함께 K를 상대로 고소하고, 변호사 Q용도 화순군이 부담한다고 밝히면서 화순유통 유지에 무게를 싣고 있다.

12일 열린 제207회 화순군의회 총무위원회에서 강순팔 의원을 제외한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화순유통을 유지시키려면 납득할만한 명분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박광재 의원은 “화순유통에 대한 추가출자를 위해서는 집행부가 납득할만한 명분을 제시해야 한다”며 “청산여부는 물론 회생이나 유지로 가닥을 잡더라도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예산을 승인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새로운 소송과 관련해서도 “소송을 통해 채권회수가 가능하다면 다행이지만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채권회수는 어려운 것이 사실 아니냐”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명조 의원도 “화순유통은 현재 아무런 사업도 하지 않고 있다”며 “아무런 사업도 하지 않는 회사에 추가로 출자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데다 새로운 소송도 부도난 회사를 상대로 한 뜬구름잡기식의 행위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숙희 의원도 “부도난 회사에 출자를 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어떤 일을 했으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화순군은 “그동안 화순유통은 각종 채권채무소송을 진행하면서 나름대로 일을 했고, 진상조사위가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면서 고소를 언급해 화순유통과 화순군이 K사를 상대로 고소한 상황이다”고 해명했다.

특히 “소송 진행을 위해서는 소송의 주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인력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화순유통 청산은 안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화순유통의 최대주주인 화순군은 진행 중인 소송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화순유통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추가출자금 1억 2천만원도 대부분 대표이사와 직원 인건비로 쓰여질 예정이다.



박미경 기자 mire5375@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