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국론분열이 되면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한 퇴진론이 수그러들었지만 또 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는 형국을 맞고 있다.

특히 지난달 10.28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호남민심이탈 현상이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남출신이 많은 야당 강세지역에서 모두 참패했다.

이런 여파로 서울 영등포 지역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전직 시(市)의원이 다음 주쯤 당원 약 1000여명과 함께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대로는 내년 총선에서 완패 할 것이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호남출신 의원들도 이에 가세하는 형국이다.

이들 의원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갈등으로 현재 수면아래로 가라앉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늦어도 이번 주중에는 연이은 재보선 참패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등 공천 방식요구 등을 위한 긴급 의총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가 하면, 이 가운데 일부는 탈당 가능성도 내비치면서 문 대표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연이은 재보선 참패에 따른 내년 총선에 대한 비관적 분위기와 또한 현역 컷오프를 위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에 대한 평가기준이 애매모호하는 등 정치적으로 이해득실이 복잡해지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문 대표에 대한 실망감이 결과적으로 퇴진론으로 이어지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당내 비주류이자 민집모 소속인 황주홍 전남도당위원장(장흥 영암 강진)은 지난 4일 한 방송에 출연, 문 대표 체제로는 내년 4·13 총선 전망이 비관적이라며 사실상 문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호남에서의 민심은 그야말로 싸늘한 실정이다.

특히 10·28 재·보궐선거에서 24곳 중 불과 2곳에서 승리했다.

황 도당위원장은 이와 관련 "선거마다 대패, 참패하고 있다"며 "누군가가 정치도의상으로라도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데, 당대표를 포함해 그 누구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없다. 정말 희한한 리더십"이라고 꼬집었다.

지금까지 선거에서 참패하면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며 책임론과 리더십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4·13 총선에 관해서도 "비관적인 여론조사와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데 지금 이렇게 가면 결국 새누리당에만 좋은 일을 하고 만다"며 "문재인 원톱 체제로는 가망이 없다는 게 지금 증명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총선 실패 전망은 야당의 지지기반인 호남민심이탈 현상이 심각하고,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당내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에도 문 대표 혼자 모르고 있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비주류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문 대표와 회동에서 대표직 사퇴와 2선 후퇴론, 통합선거대책위 구성, 통합전당대회 실시 등을 폭넓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회동에 참석한 복수의 의원에 따르면 문 대표는 비주류 진영의 사퇴 요구에 “퇴진을 바라는 사람은 소수 아니냐. 다수는 퇴진을 무책임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일축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비주류 의원들의 문 대표 퇴진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중도적 입장을 피력했던 호남출신 일부 의원들도 퇴진 쪽으로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남출신 한 의원은 “당에서의 역할도 있어 지금까지 말을 아껴왔으나, 문 대표에 대한 호남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등 지역 사정이 너무 좋지 않다.

또 물갈이의 중심이 호남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 또한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 죽을 수 만을 없을 것 같다”고 강조 한 뒤“문 대표가 2선 후퇴 등 자신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상당수의 의원들이 당에서 이탈 할 수도 있다”면서 현역들의 탈당 가능성도 시사했다.

문 대표 체제에 반발해 호남민심이탈 현상이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영등포 지역은 지난 10·28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시의원으로 당선된 곳이다.

이번 수도권 재·보선 지역 10곳 중 9곳을 여당에 내준 야당 의원들은 "호남의 민심 이반이 수도권으로 북상(北上)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하다"며 불안감을 보였다.

정치권은 이번 재·보선을 통해 수도권 호남 민심의 이탈을 심각하게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영등포을 제3선거구는 현역이 새정치연합 신경민 의원이다. 그러나 이번 시의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17%포인트 차로 이겼다. 특히 투표소 26곳 가운데 단 한 곳(그것도 2표 차)을 제외하고 새누리당이 모두 이겼다.

영등포는 호남출신이 많아 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호남출신 민심이반이 불러온 참패의 결과였다는 분석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호남출신 30%가 살고 있는 신길 4동과 5동에서마저도 여당에 졌다. 그래서 야권이 받은 충격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호남민심이반은 곧 선거 패배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투쟁 때문에 잠잠했던 지도부 개편 이야기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