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축협이 한우 농가의 경쟁력을 위해 정부의 보조금 수억원을 지원받아 한우개량사업 일환으로 우량한우 송아지 생산기지(생축장)를 조성했으나 수년이 지난 현재 이른바 ‘보조금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생축장에 대한 관리감독은 행정당국의 보조금 사후관리기간이 끝나게 되면 한우농가(사업자)가 생축장을 매각하는 등 보조금관리 규정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전면적인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화순군과 축협 등에 따르면 한우송아지 우수 생산기지 조성은 지난 2010년 2월 준공됐으며, 춘양면 일대 14필지 목장용지(도로 임야) 53,120㎡ 부지에 축사 4동, 관리사 및 창고 등 총 공사비 50여억원이 투입됐다.

사업비를 구체적으로 보면 축사 등 시설비에 30억원, 한우 매입비 20억원 등 총 50억원이며 이 중 화순군의 보조금이 6억원에 이른다.

사육두수는 한우 번식우(암소)와 거세우(숫소), 송아지 등을 포함해 700두 규모로 계획했었다.

한우 개량사업 선도를 위해 운영한 생축장은 당초 우수혈통 암소를 직접 사육해 우량 송아지를 생산해 화순축협 가축시장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었다.

당초 생축장은 풀밭을 조성해 소를 방목, 사육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생축장 조성 후 주변 여건이 맞지 않아 축사에서 사육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운영했다.

당시 보조금 관리법에는 5년간 시설을 담보로 한 대출이나 매각금지 등을 못하도록 했다. 현재는 보조금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사후관리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해 시행하고 있다.

2010년 2월 준공된 생축장은 사후관리기간 5년이 지나자 지난 6월부터 매각에 들어가 현재 4차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매각절차는 이사회를 거쳐 진행되고 있으나 감사 또는 이사들이 일반적으로 조합측 성향의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견제감시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 축협 관계자는 “화순군은 한우 생산두수가 1,2000여두에 불과해 다른 지역에 비해 적기 때문에 생축장 운영은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그 당시 반대했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협은 당시 조합원들에게 8개월간 송아지를 위탁사육(위탁사육비 지급) 후 인공수정해 송아지를 생산하고 생산된 송아지는 위탁사육농가에 분양해 어미소는 축협 생축장으로 반환토록 해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인 소득이 되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전완준 (前) 군수도 공공연하게 농가에 송아지 한 마리씩을 위탁해 키우도록 하면서 위탁사육을 통해 농가소득도 올리고, 소일거리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었다.

이처럼 당초 화순축협은 한우개량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화순지역을 우량 한우 송아지 생산기지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으나 결국 국민의 혈세만 축내는 셈이 됐다.

이는 축협의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인해 운영부실로 이어지면서 결국 공개매각이 진행되고 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어 ‘보조금 먹튀’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화순군 관계자는 “보조금을 지원받은 시설은 보조사후 관리기간에는 매각이나 임대, 담보제공 등이 불가능하고 화순군의 관리감독을 받지만, 사후관리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다”며 “사후관리 기간이 지난 즉시 매각 등을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화순군에 매각 등을 통보할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