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축협이 지난 2010년 3월부터 3년여간 녹색한우전문판매장을 운영하면서 당시 일부 직원이 정상 판매가로 팔지 않거나 납품받은 한우고기를 빼돌리는 등 수천만원 상당의 피해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무마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축협은 당시 해당 직원이 책임을 지고 사직한 것으로 마무리하고 형사적인 책임을 묻지 않아 직무유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녹색한우판매장은 2010년 3월 영업을 시작해 같은해에 1억6천여만원, 2011년엔 2억9천여만원 등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해당 직원들이 한우고기를 빼돌리는 등 축협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사직으로 사태를 조용히 마무리한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화순축협에 따르면 녹색한우전문판매장은 매년 적자가 누적되자 2012년 2월 영업을 접고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화순축협 한우프라자로 간판을 바꿔 운영했다.

앞서 화순축협은 녹색한우판매장 운영 당시 1년여 가량 전체 한우판매량의 절반 정도를 녹색한우가 아닌 일반 한우를 판매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축협 관계자는 “녹색한우만을 팔아야 하지만 소비자의 선호가 높은 부위의 경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일반한우를 판매했다”면서 “일반 한우나 녹색한우 대부분 동일한 마진을 적용해 팔았다”고 해명했었다.

이같이 축협이 지역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등 직원들의 횡령혐의도 드러나면서 녹색한우판매장을 접고, 일반에 매각하게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도 축협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해당 직원에 대해 사직처리 조치하고 형사적인 책임을 묻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의문을 낳고 있다.

축협은 당시 적자가 계속되자 축산물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모직원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당시 해당 직원이 지인들에게 정상 판매가격보다 적은 가격으로 고기를 판매하거나 거래처로부터 납품받은 고기를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축협 관계자는 “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당시 팀장(5급)을 비롯해 여러 명의 직원들도 정상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고기를 판매하거나 고기를 빼돌렸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5급 팀장이 자기가 책임을 지고 사직하겠다”면서 “팀장을 포함해 3명이 사직하고 각자가 빼돌렸다고 인정한 금액을 변상하는 것으로 사안을 마무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들이 변상한 금액은 수천만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직원들의 자백에 의한 것이어서 실제로는 더 큰 규모의 횡령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같이 축협은 당시 해당 직원들의 부정행위를 적발하고도 자체적으로 무마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하고, 고발 등 형사적인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조합장의 직무유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축협 관계자는 “당시 이 사실을 이사회에 보고했다”면서 “이사회에서도 고발하지 않고 사직하고 변상하는 선에서 마무리하자는 의견이 모아져서 고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화순축협 녹색한우전문판매장은 소비자들에게 전남도 한우광역브랜드 녹색한우의 참맛을 알리고 화순지역 한우농가의 안정적인 판로확보와 소득증대를 위해 축산농가는 생산에만 전념하고 유통은 조합이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운영했으나 결국 성공하지는 못했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