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11일 치러지는 제1회 전국동시 조합장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평범한 농협직원으로 명예퇴직한 조합장 출마 후보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김기수 화순 도곡농협 조합장 후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번 조합장선거에는 현직 조합장과 도곡농협에서 근무하다 평사원으로 퇴직한 김후보자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돼 여러모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떠올리게 한다.

평사원으로 명퇴한 김기수 후보자는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다.

외롭고 힘들 때 늘 곁에서 힘이 되어 주는 사랑스런 가족과, 20여년간 낮은 곳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성실함이 그것이다.

김후보는 빈농의 가정에서 5형제 중 셋째로 태어나 3년 터울인 형의 대학진학을 돕기 위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대입 검정고시 합격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때부터 헌신과 희생이 김후보의 “숙명”이 되었으며 요즘 영화 ‘국제시장’의 모델로 살아온 것이다.

선친께서는 평생을 도곡에서 살면서 농사를 지었고 20년이 넘도록 마을의 이장으로서 성실하고 진실하게 봉사하여 작고하기 이전에는 마을주민들이 이례적으로 선친의 공적비를 세워 주기도 하였다.

김후보는 자라면서 이런 아버지의 성실과 진실, 봉사정신을 배우고 익혔다.

김후보는 오로지 성실함 하나로 1993년01월29일 농협에 입사했다,

조합원들의 가정에 유류(등유,경유)와 농자재를 공급하면서 귀찮은 허드렛일을 단 한 번도 싫증을 내거나 일을 게을리 한 적이 없었다.

김후보는 축사를 짓고 소를 키우며 농사를 지으면서 농․축업의 소중함과 고충을 뼈저리게 느끼며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특히 그는 퇴직하기 전 지난 7년은 오전 8시30분에 출근해 다음날 새벽 4시30분이 되어야 귀가하는 그야말로 ‘불철주야’로 일만 알고 살아왔다.

이런 빡빡한 일정 속에 그의 아내는 결국 우울증이라는 몹쓸 병을 얻었다. 때문에 남들처럼 치맛바람으로 남편을 돕지는 못하지만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지금도 컨테이너 박스에서 기거하면서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농사일을 거드는 등, 묵묵히 내조를 하고 있다.

김후보는, “아내가 대외적인 활동으로 도와주지는 못하지만 사랑하는 아이들을 대학까지 보내고 큰 탈 없이 잘 키워 준 것이 마냥 고맙고 미안하다”고 밝혔다.

아들아이는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이며 현재 총 4작품에 이르는 소설을 발간하는 등 미래 촉망받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으며, 현재도 출판사와 계약 된 작품이 완간되면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딸아이도 아들과 같은 대학에 입학해 수석과 차석을 도맡아 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아 전액 장학생으로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선거법상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는 없지만 몸과 마음속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하고 있기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명예퇴직 이후 농사를 짓고 있는 김후보는 “다른 곳에서 일을 하다가 나이가 차서 특정 정치조직의 덕으로 조합장이 되려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다.” 하면서 “그동안 농협에서 잔뼈가 굵어 그 누구보다도 농협의 속사정과 조합원들의 애로사항과 고충을 잘 알고 있어 소통하는 조합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