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주 원지리 일원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이하 퇴비공장) 건축허가 처분 무효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화순군이 승소했다.

광주행정법원 2심 재판부는 지난 16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원고 청구 기각을 선고했다.

이대로 확정판결이 이뤄질 경우 소송을 제기한 퇴비공장 반대위는 소송비용은 물론 사업자가 청구할 경우 공사방해에 따른 손해배상금도 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능주퇴비공장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는 2012년 12월 화순군이 원지리 일원에 대한 퇴비공장 건축허가를 내주자 화순군을 상대로 건축허가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반대위는 “화순군이 1997년 원지리 인근 화순읍하수종말처리장을 지으면서 인근에 포괄적인 의미로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시설을 짓지 않겠다고 각서를 쓰고 협약서를 작성했다”며 “행정의 연속성 차원에서 퇴비공장 건축허가는 잘못된 것이다”고 주장해 왔다.

협약서에는 화순군이 하수종말처리장은 조성하고 축산폐수공동처리장은 조성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반대위는 "축산폐수공동처리장과 축산분뇨를 활용한 퇴비공장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같은 시설로 봐야 한다"며 "당시 협약서 등에 따라 화순군의 건축허가는 잘못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화순군이 협약에 앞서 ‘하수종말처리장 인근에 혐오시설을 짓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각서를 썼다”며 “축산분뇨처리시설(퇴비공장)도 혐오시설인 만큼 지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각서의 존재를 입증하지는 못했다.

반대위에 맞서 화순군은 “각서는 없으며 당시 짓지 않겠다고 한 시설은 ‘축산폐수공동처리장’이고, 능주 퇴비공장은 소의 우분만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시설이다”면서 건축허가의 당위성을 주장해 왔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반대위는 퇴비공장 조성예정지 인근에 천막을 치고 사업자가 퇴비공장을 짓는 일을 막아 왔다.

이 과정에서 몇차례 사업자와 반대위 간에 물리적 충돌이 있었고, 사업자는 업무집행방해로 10여명의 주민들에게 3천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는 별개로 사업자가 반대위에 공사방해에 따른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대위는 2심 판결문이 도착하면 대법원에 항고한다는 계획이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