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300여만을 받아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이식 화순군수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형사 12부(부장판사 신현범)는 12일 오전 열린 홍이식 군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벌금 5천만원, 추징금 6천만원을 선고했다.

홍 군수는 실형을 선고받기는 했지만 재판부가 공판 과정에서의 보석 허가를 취소하지 않으면서 법정구속을 피하고 확정 판결시까지 직무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홍이식 군수는 도의원 재직 시절인 2010년과 2012년 4월 치러진 화순군수 재선거를 전후해 업자 등으로부터 선거자금 등의 명목으로 총 8,3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2년 12월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해 5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재판부는 양형사유에 대해 "홍이식 군수가 범죄를 저질러 화순군민들의 신뢰를 잃고, 공직자들을 좌절하게 하고 상실감이 들게 했으며, 부정적인 정치풍토를 조장했으면서도 반성하지 않고 범죄사실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과가 없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홍 군수가 도의원 재직 시절 건설업자 박모씨로부터 2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박모씨와 홍이식 군수의 진술이 엇갈리고, 박모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어 증거로서는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홍 군수가 김모(여)씨를 통해 최모씨로부터 3천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최모씨의 진술이 일관되고 김모씨와 최모씨의 진술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에 무게를 두고 유죄를 선고했다.

특히 "최모씨가 돈을 돌려 받기 위해 화순군청에서 소란을 피운 점, 최모씨가 김모(여)씨로부터 돈을 돌려 받았고 돈을 돌려받을때 사용된 봉투에 대해 홍 군수가 자신(홍이식)이 해외여행에서 사용한 봉투라고 인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홍이식 군수가 굳이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김모(여)씨를 통해 최모씨에게 돈을 돌려줄 이유가 없다"며 "최모씨가 건넨 돈의 상당액이 홍이식 군수를 위해 사용됐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모씨가 김모(남)씨와 함께 2012년 화순군수 재선거 직전 홍이식 군수에게 3천만원의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모씨와 김모(남)씨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인데다 (변호인측은 박모씨가 돈을 건넬만한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박모씨가 공과금을 등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이고, 수시로 선거사무소를 드나든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선거가 임박해 홍이식 군수가 선거사무소에 들를 여유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잠깐 들러서 박모씨 등을 만났을 가능성이 충분하고, 홍이식 군수가 박모씨에게 화순군이 발주한 관급공사에 자재를 납품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며 "유죄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모씨와 김모(남)씨가 화순읍 A식당에서 홍이식 군수에게 여행경비로 500만원, 홍 군수의 조직관리를 위해 1,600만원을 썼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모, 김모(남)씨 등이 홍이식 군수를 만났다고 주장하는 시각에 홍 군수는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있다"며 "당시 박모, 김모(남)씨를 만나지 않았다는 홍이식 군수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박모씨 등이 화순읍 A식당에서 만나 홍 군수에게 5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시각은 오후 7시로 특정돼 있고, 당시 홍 군수는 광주S백화점에서 오후 6시 51분까지 있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정황상 증거가 있다"며 "(다른 장소에 있어서 박모씨 등을 만난 사실이 없다는) 홍 군수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판을 통해 홍이식 군수에게 김모(여)씨를 통해 3천만원의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에게는 벌금 300만원, 홍 군수 선거사무소에서 홍 군수에게 3천만원의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박미경 기자 mire5375@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