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실시되는 제2회 전국동시 조합장선거 운동이 13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전국동시 선거이지만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선거가 아니고 해당지역 조합원을 상대로 치르는 선거다보니 무관심으로 이른바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화순지역 조합장 선거는 도곡농협, 동복농협, 능주농협, 이양청풍농협, 천운농협, 화순농협, 화순축협, 화순군산림조합 등 모두 8곳에 선거가 치러진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화순농협은 이형권 현 조합장과 조준성 전 화순군체육회 상임부회장간의 양자대결로 펼쳐지고 있다. 따라서 본지는 화순농협 선거를 중점으로 판세를 점검해봤다. /편집자 주.

-화순농협 조합장선거-

화순농협은 지역에서 자산규모가 1500억원으로 가장 큰 지역조합 농협으로 조합원의 관심이 뜨겁다.

이형권(55) 현 조합장과 조준성(57) 전 화순체육회 상임부회장이 출사표를 던져 이번 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선거구다.

현 조합장인 이 후보는 4선 도전에 나섰다. 화순농협은 자산 1500억원이 넘어 상임이사제를 두고 있어 3선 연임제한을 받지 않는다.

상임이사제가 조합장의 측근 인사를 내세워 선임해 막후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있어 상임이사 폐지 논란이 과거부터 있었던 것이 사실이어서 이번 선거에서 쟁점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후보는 그동안 조합장으로 재직하면서 화순농협을 별 무리 없이 잘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로마트 운영과 1500억원 규모의 자산을 형성해 잘사는 농협을 구축한 것 등은 장점이다.

반면, 이 후보는 4선에 도전하는 부담을 어떻게 떨쳐 내고 조합원들을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오래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이 있듯이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정치권에 대한 이 후보의 외도(?)도 지역민들 사이에선 입살에 오르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화순군수 도전에 나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뒤 다시 현업인 조합장으로 복귀해 비판을 받은 바 있어 조합원들의 표심이탈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대항마로 나선 조준성 전 화순군체육회 상임부회장은 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탄탄한 지역내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역의 각계각층의 폭 넓은 인맥을 두루 갖추고 있는 점 등이 장점이다.

특히 조 후보는 화순위탁영농(자)과 화순광역친환경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를 역임한 경험이 있어 회사 경영능력을 검증받았고, 조직 장악력과 리더십 등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처럼 두 후보간의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묘한 신경전도 펼쳐졌다.

화순농협은 후보등록 첫날인 지난달 26일 전날 오전까지 경쟁 후보인 조준성 전 상임부회장이 요구한 비경업 관계 사실확인서를 발급하지 않아 한때 후보등록을 하지 못할 위기에 처하는 긴박한 상황이 벌여지기도 했다.

후보자가 되기 위해서는 선관위에 반드시 제출해야 할 필수 등록서류인 비경업관계사실확인서를 해당 조합장이 발행해야 후보등록이 가능하다.

하지만 화순농협이 선관위에 제출할 필수서류인 비경업사실확인서 발급을 후보등록 전날까지 미루자 조 후보측이 후보등록을 못할 위기감을 느끼고 화순농협을 항의 방문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에 화순농협은 25일 오후 4시쯤 이사 12명 전원이 참석해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A모 이사가 이형권 조합장이 발급하지 않았던 "비경업사실확인서 발급" 예정에 없던 안건을 상정하여 이사들의 만장일치로 의결해 가까스로 후보 등록을 마첬다.

이로 인해 결국 이날 오후 5시가 넘어 비경업사실확인서를 발급해 줘 다행히 일촉즉발의 상황은 피했다.

이번 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화순농협 조합장선거는 이처럼 서류발급 문제로 신경전을 펼쳐 두 후보간의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한 조합원은 “선거 초반이라 그동안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아직까지는 누가 당선된다고 예측하기 힘들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