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본격 시행을 맞아 화순출신으로 본지 칼럼리스트인 김병진 경찰대학교 외래교수(화순초 60회)가 지난달 26일 교통방송에 출연해 김영란법 시행의 의미와 이해를 돕기 위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이에 본지는 화순군 공직자와 유관기관 등 군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김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 지난달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김영란법이 시행됐습니다. 경찰대 김병진 외래교수를 연결해 김영란법에 대해 궁금증 풀어보겠습니다. 김병진 교수님 안녕하세요. 많이들 아시겠지만 김영란법의 내용을 간단히 말씀해주시면?

= 국제투명성기구에서 조사한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0년 동안 40위권 전후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형법 상 뇌물금지 조항도 있고, 부패방지법도 있지만 그간 효과가 없었던 것이죠.
특히, 부정청탁에 대한 기준이 뚜렷하지 않았고, 대가성 입증에 문제가 있으면 적용이 어려웠습니다.
김영란법은 크게 첫째 ‘부정청탁 금지’와 둘째 ‘금품 등 수수 금지’라는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는 법입니다.
부정청탁의 유형에 대해 14가지로 구체적으로 명문화하고 있고, 금품 등 수수에 대해 100만원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했을 때는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형사처벌 하도록 되어 있으며, 그 이하일 때는 직무관련성을 따져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대상자는 누가 되나요?

= 공직자 등이 이 법의 적용대상자인데요, ‘공직자 등’이라 하는 이유는 공직자뿐만 아니라 각급 학교 교직원, 언론사 임직원 등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국가·지방공무원, 공직유관단체 및 공공기관의 장과 임직원, 각급 학교의 장과 교직원, 학교법인의 임직원, 언론사의 대표자와 임직원 등이 이에 적용 대상자이며, 공직자 등의 배우자와 공무를 수행하는 사인, 공직자 등에게 부정청탁을 하거나 수수 금지 금품 등을 제공한 자도 적용 대상자입니다.

◇ 김영란법을 알리기 위해 강의도 많이 하시는데, 질문도 많이 받으시잖아요.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에 대한 기준에 대해 가장 많은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같은 기관의 동료 경우도 해당되느냐?” “식사비와 선물비용을 따로 따로 계산하느냐?” “돌잔치 축의금이나 회갑연 축의금도 경조사비에 포함되느냐?” 등이죠.
당연히 같은 기관의 동료도 여기에 적용되니까 이번 기회에 더치페이를 정착시켜야지요. 그리고 식사비와 선물비는 합산하여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식사 3만원에 선물 5만원을 줬다면 8만원이 되므로 위반입니다. 이럴 경우에도 식사비는 더치페이로 계산하면 문제없습니다.
경조사비는 ’결혼‘과 장례’에만 해당합니다. 결혼과 장례 이외에 돌잔치, 회갑연 등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 자신도 모르게 법을 어기는 수도 있기 때문에 우선 법의 내용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한데 헛갈리기 쉬운 사례를 중심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 청탁의 경우는 ‘부정청탁’인지 관습적인 ‘부탁’인지가 헛갈리기 쉬워 실수를 범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성적에 대해 교수님께 애교 섞인 부탁을 많이 하는데요, 이 경우도 앞으로는 정상적인 성적의의 신청이 아니라면 부정청탁에 해당합니다.
또한 학부모로부터 촌지를 받는 것은 당연히 안 되지만, 성적평가 기간에 학부모가 인사 차 찾아 와서 5만원 이하의 선물을 주는 것을 받으면 ‘의례성’이라기보다는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대학원의 경우 논문 심사를 위한 일체의 식사나 금품은 ‘직무관련성’이 있는 금품수수에 해당해서 안 됩니다.
그리고 부정청탁을 두 번 이상 받았을 경우, 거절을 분명히 했다고 할지라도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지 않으면 징계를 받습니다. 이 경우 내가 말하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청탁을 거절당한 사람이 앙심을 품고 투서를 할 수 있으니 반드시 두 번 이상 청탁을 받았을 때는 소속 기관장에게 서면으로 신고를 해야 합니다.

◇ 그럼 식사는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 미만이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건가요?

= 그렇지 않습니다.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의 경우는 “원활한 직무수행”과 “사교ㆍ의례ㆍ부조” 목적에 한합니다. 그렇지 않고 직무와 관련한 식사나 선물 등을 받으면 100만원 이하라도 2~5배의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문제는 ‘원활한 직무수행’과 ‘직무관련성’의 차이에 관해서인데요, ‘원활한 직무수행’의 경우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정당한 금품 등 수수라 할 수 있고, ‘직무관련성’의 경우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청탁성이 있는 부당한 금품 등 수수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청 공무원이 공동으로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련 기업이나 단체의 직원으로부터 3만원 이하의 식사를 제공 받았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축제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청탁성 목적으로 기업이나 단체의 직원으로부터 식사를 제공받았다면 3만원 이하라도 2~5배의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니 만큼 모든 국민들의 참여와 실천이 중요한데요. 청렴한 사회, 문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요?

= 소위 ‘김영란법’으로 알려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은 공직자 등의 발목을 잡는 법이 아니라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선의의 공직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입니다.
저와 저의 동료강사님들은 그동안 청렴 교육을 많이 해오면서 대한민국의 청렴 순위를 전 세계 10위권으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해왔습니다.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공직자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한 마음으로 실천할 때 가능합니다.
김영란법이 ‘어렵다’ ‘헤 갈린다’ 등등의 말도 있지만 부정한 청탁은 하지도 받지도 말고, 부정한 금품 등 역시 주지도 받지도 않으면 됩니다. 공직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 모두가 함께 이번 기회에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