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화순탄광을 폐광한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의 폐광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화순탄광의 운명은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예정됐던 정부의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가 13일로 연기됐기 때문이다.

화순군 등에 따르면 이날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가 13일 열릴 예정이며, 대통령 주재 공공기관장 워크숍도 오는 14일로 연기됐다.

당초 이날 운영위원회에서 에너지·환경·교육 등 3대 분야 공공기관 기능조정방안을 확정한 뒤 9일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최종 발표할 예정이었다.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조정방안은 오는 2017년 화순탄광의 폐광을 시작으로, 2019년 강원 장성탄광, 2021년 강원 도계탄광을 단계적으로 폐광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지역의 반발 등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와 공공기관장 워크숍 등을 연기하면서 폐광여부 결정도 지연됐다.

이와 관련, 화순군의회는 지난 8일 이선 의장을 비롯해 군의원, 도의원, 사회단체 대표 등 10여명이 일방적인 폐광계획을 철회하라며 중앙부처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이날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방문, 정부 관계자와 잇단 면담을 통해 “화순광업소를 폐광하면 600명의 일자리와 2천여명의 가족들이 피해를 보는 등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준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진행해 온 폐광반대 범 군민 서명운동에 1만1,100여명이 동참한 서명부도 제출했다.

이선 의장은 이날 “화순광업소가 2017년 폐광을 시작으로 2019년 태백 장성탄광, 2021년 삼척 도계탄광의 순차적인 폐광계획이 갑자기 알려져 당혹스럽다”며 “그동안 희생을 감수해온 탄광 종사자들의 생존권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근로자 동의 없는 일방적인 폐광은 강력 반대한다”고 지역민심을 전달했다.

한편, 중앙부처 면담에서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폐광방침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화순군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화순탄광을 비롯해 대한석탄공사 산하 3개 탄광을 폐광하는 내용의 ‘에너지 공기업 기능조정안’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구충곤 화순군수는 지난달 19일 화순탄광 폐광과 관련한 성명을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대한석탄공사 폐업과 3개 광업소 폐광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중앙 정부도 아직까지 폐광결정이 된 것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구 군수는 “정부의 일방적인 폐광 정책은 폐광지역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책이며 지역과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실을 무시하는 처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화순탄광은 한때는 2천여명의 근로자가 막장이라는 지하 갱도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고통과 싸우면서 국가 발전을 위해 몸바쳐온 화순 경제발전의 중차대한 역할을 담당해왔다”며 “정부의 대한석탄공사 정리와 화순을 비롯한 탄광 폐광 정책 추진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화순탄광은 그동안 지역경제를 지켜온 버팀목으로 화순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 온 터라 만약 화순탄광이 폐광할 경우 지역경제의 근간이 뿌리 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화순군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단순히 공기업 부채에 대한 해결책으로 폐광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산업 역군들과 지역 주민의 삶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며 "폐광지역의 경제 침체와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n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