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산림조합이 분주하다. 조영길 신임 조합장이 취임하면서 조합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는 때문이다.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에 직원들은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반기는 눈치다.

조영길 조합장은 지난달 11일 치러진 조합장선거를 통해 산림조합장에 당선됐다. 산림조합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 조합장에 당선되던 전례를 비춰볼 때 획기적인 변화의 시동인 셈이다.

조영길 조합장은 “할일이 너무 많아 즐겁다”고 말한다. “지역을 위해 일하는 진정한 머슴이 되고 싶어 산림조합장 선거에 도전했는데 많은 조합원들이 진심을 이해하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수차례 ‘머슴이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합장과 직원들은 조합원을 위해 일하는 머슴일 뿐 결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다는 설명이다.


<실질적 소득향상 노력>
조합원들의 실질적인 소득창출을 위한 다양한 구상도 내놨다. 우선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100여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버섯재배기술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조영길 조합장은 “표고버섯하면 대부분 장흥을 떠올리지만 화순도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농가가 많다”며 “표고버섯을 비롯해 다양한 임산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다양한 선진재배기술을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우수한 산림을 산림경영 전문가에게 맡겨 지속적인 임산물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산림선도사업 공모도 준비하고 있다.

조영길 조합장은 “산림선도사업 대상지에 선정되면 10년간 총 150억원을 지원받아 연인원 8천여명의 일자리창출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공모사업에 참여해 새로운 소득원을 발굴과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산림마트 운영 등 자립기반 확충>
조합의 자립기반 확충을 위해 펠릿대리점 운영도 추진하고 있다. 숲가꾸기 산물이나 제재소 등에서 발생하는 산물을 분쇄 건조 압축해 원통형으로 만든 난방연료인 펠릿은 대체에너지로 급부상하면서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화순군에서도 펠릿보일러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백여호의 농가가 펠릿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펠릿 판매점이 부족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펠릿의 원할한 공급을 위해 산림조합에서 펠릿대리점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기관과 임산물판매장, 자재판매장, 상설나무시장 운영이 한자리에서 이뤄지는 산림마트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산림조합은 산림을 가지고 있는 이들만 이용하는 곳 아니냐는 편견을 깨기 위한 도전이다.

산림조합중앙회 목재유통센터와 연계한 국산목재공급과 목조주택 설계 및 시공, 이동식 목조주택 및 한옥, 황토흙집, 목재울타리 판매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취임 후 편백향 가득한 조합장실로 바꾼 것은 산림조합의 특성을 살린 목재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소득을 창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공원 같은 수목장 조성>
잠자고 있는 산림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소득창출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국유림을 활용한 수목장 조성이 대표적이다. 사회가 변하면서 장례의식에 대한 국민의식도 많이 바뀌었다. 장례문화도 매장 위주에서 화장으로 바뀌는 추세다. 화장 후의 유골은 수목장이나 자연장, 납골당에 안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모셔진다.

특히나 수목장은 산림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추모목과 함께 고인에 대한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자연친화적이라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산림이 전체 면적의 74%를 차지하고 있는 화순군은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수목장은 전무한 상태다.

경관 좋은 국유림은 대부분 마을과 인접해있지 않아 민원발생 여지가 적고, 수목장 조성의 경우 국유림 무상임대도 가능해 조합에도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이 조영길 조합장의 생각이다.

수목장 조성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보다 나은 환경에 고인을 모시고, 조합은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어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일자리창출도 도모하기 위한 시도다. 특히 산속 휴양림처럼 공원같은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의 명소로도 자리잡도록 할 계획이다.


<연봉만 축내는 조합장 NO!>
조영길 조합장은 농고를 졸업해 농업과 농촌에 대해 잘 알고 3선 군의원을 역임하면서 행정시스템을 꿰뚫고 있다는 점을 자신의 최고 장점으로 꼽는다. 농업과 농촌에 무엇이 필요한지,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느 곳의 문을 두드려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군의원직을 내려놓은 후 10여년간 서울에서 다양한 일을 하면서 때로는 죽고 싶을만큼 어렵고 힘들었던 시기에 쌓은 경영노하우는 그의 큰 자산이다.

조영길 조합장은 “사회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안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산림조합이 늘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공할 수 없다”며 “어렵다고 생각될수록 과감하게 도전하며 돌파구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연봉만 축내는 조합장은 절대로 되지 않겠다”며 “화순군산림조합을 전국 최고의 조합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