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한약재유통 주식을 A업체에 양도하려던 화순군의 계획이 무산됐다.

A업체가 투자를 통한 이익 창출보다는 화순한약재유통이 최근 준공한 한의약품가공공장에 눈독을 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화순한약재유통 시설이 보조금사냥꾼의 먹이가 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화순한약재유통 측은 A업체 투자 무산이 화순한약재유통을 사심없이 운영할 수 있는 투자자 유치를 위해 오히려 잘된 일일 수도 있다고 위안하며 새로운 투자자 물색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4일 화순한약재유통 정기주주총회 직후 주주총회장에서는 A업체의 주식 양수 포기와 관련 주주들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A업체는 콘크리트용 화학 혼화제를 생산하는 B업체의 자회사로 C씨가 A,B업체의 대표이사다. 화순한약재유통 감사인 C씨는 화순군에서 홍삼관련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판매하는 D영농조합법인 대표도 겸하고 있다.

화순군이 최대주주로서 주도적으로 설립한 화순한약재유통은 최근 경쟁력 강화 등을 명분삼아 A업체의 요구에 의해 화순군이 보유한 20억 6,500만원의 주식 전부를 A업체에 양도하기로 하고 군의회의 승인을 받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그런데 A업체가 돌연 주식 양수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양수 포기와 관련 A업체는 “2대 주주인 전남생약조합이 화순한약재유통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유통 판매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최근 준공된 한의약품가공공장에 대한 재산권 행사 제약 때문으로 비쳐지고 있다.

한의약품가공공장은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지어지면서 10년간 화순한약재유통이 어떠한 재산권 행사도 할 수 없는 구조다.

보조금사냥꾼이 보조금을 받아 시설을 지은 후 운영자금확보 등을 이유로 시설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매매하는 일을 방지해 보조금 본래의 목적에 충실히 사용될 수 있도록 보조금관리법이 강화된 때문이다.

그런데 A업체는 주식양도를 위한 실사과정에서 화순한약재유통의 재무상태 등 보다는 한의약품가공공장을 담보로 한 대출이나 매매가 가능한지 여부에 관심이 더 많았다는 것이 화순한약재유통 측의 주장이다.

화순한약재유통 측은 “A업체가 3일간 실사를 예정하고 왔지만 첫날에 대출이나 매매가능여부를 집중적으로 묻더니 안된다고 하자 실사를 중단했고 이후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업체도 이를 전면 부인하지는 않았다. A업체 C대표는 “화순한약재유통은 주주들이 (시설에 대한) 재산권 행사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재산권 행사에 대한 제약도 양수포기 이유라는 점을 인정했다.

“자본금이 반토막 난 회사의 주식을 액면가대로 매입하는 것은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제시했지만 화순한약재유통 측이 “A업체에 누적적자가 있다는 점을 누차 설명했다”고 반박하면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화순한약재유통에 대한 독점적 지위에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전남생약조합 측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전남생약조합 측은 “전남생약은 식품으로서 ‘한산들’을, 화순한약재유통은 한의약품으로서 ‘메가허브’를 제조 판매하기 때문에 사업 영역이 다르고, 법률적인 제약과 원할한 원물공급 등으로 인해 전남생약을 거쳐 ‘메가허브’를 판매한 것이다”고 항변했다.

화순한약재유통은 기대했던 A업체의 투자는 무산됐지만 한의약품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관련 업체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위안삼고 있다.

A업체의 주식 양수 철회에 화순군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완전민영화를 전제로 투자의향을 밝힌 업체들이 있어 투자유치가 어둡지만은 않다"며 “화순한약재유통 활성화를 통한 한약초 농가의 소득향상과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건실한 투자자가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