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이하 화순유통)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31일 오후 2시 화순하나움 적벽실에서 열린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제5기(2013년), 6기(2014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오는 31일자로 만료됨에 따른 대표이사 선임 및 보수결정의 건, 이사 감사 선임의 건 등이 처리될 예정이다.

화순유통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화순유통 청산의 건과 제5기 재무재표 승인의 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관내 농협 등 대주주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성원미달로 주주총회를 열지 못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화순유통 청산의 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화순유통 최대주주인 화순군은 지난해 “화순유통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청산을 결정했지만 구충곤 군수 취임 후 진상조사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청산 여부 결정을 미룬 상태다.

화순유통의 2014년말 기준 자산은 34억 9,641만원으로 이중 부채가 31억 3,299만원, 자본이 3억 6,342만원이다.

기업의 적자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로 삼는 차기이월 미처리결손금의 규모는 79억 5,133만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은 2억 470만원이다. 지난해 회수불가능한 채권 7억여원을 결손처리하면서 부채감소 등으로 인해 장부상으로는 이익을 낸 것으로 표기된 것이다.

화순유통은 57억원 상당의 곡물사기를 당한 2012년 1억 66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13년에는 5억 4,513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화순유통 주주총회 개최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주들의 관심은 화순군이 어떠한 방식으로 소액주주들의 출자금을 보전해 줄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화순군은 지난해 3월, 화순유통 청산을 결정하면서 “모든 방법을 강구했지만 법적으로 주주들의 출자금을 보전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구충곤 군수는 지난해 6월 선거과정에서 “국회 특별법을 제정을 통해 출자금을 보전해 주겠다”고 공약을 내 걸어 주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때문에 상당수 주주들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화순군이 출자금 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화순유통의 향후 진로 등에 대한 입장을 언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화순군은 화순유통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등을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상당수 진상조사위원들은 “화순유통은 답이 없다”는데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을 화순유통 청산을 위한 명분쌓기로 보는 위원들도 있다.

화순유통은 장부상 3억여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운용할 수 있는 현금은 전무한 상태다.

진행 중인 재판에서 승소한다고 해도 채권자에 대한 우선변제가 이뤄지면서 화순유통에는 한푼도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순유통을 위한 재판이라기보다는 채권자를 위한 재판이다. 남좋은 일만 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순유통 이사를 맡겠다는 인사도 없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관개정을 통해 현재 5~7명 내외인 이사를 3~5명으로 줄이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상덕 대표이사의 재선임 여부와 대표이사 및 직원 보수를 이사회에서 결정하기 위한 안건의 승인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화순유통 이사와 감사의 보수와 퇴직금은 주주총회에서 결의하도록 되어 있지만, 정관이 개정되면 주주총회에서 지급을 결의하면 세부사항은 이사회에서 정하게 된다.

한편 화순유통의 출자금은 81억2,100만원이며 화순군이 29억 9천만원, 화순농협을 제외한 관내 7개 농축협이 4억 6,900만원, 25개 영농법인이 3억 5,700만원, 4,755명의 농업인이 38억 8,100만원을 출자했다. 기타 출자금은 4억 2,400만원이다.

박미경 기자 mire5375@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