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의회가 화순한약재유통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위)를 구성했다.

예정에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지기는 했지만 12년만의 특위 구성이어서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화순한약재유통 특위는 화순군이 요구한 화순한약재유통 주식 양도 승인의 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군의회는 16일 열린 제203회 화순군의회 2차 본회의를 통해 총무위원회에서 가결한 대로 화순한약재유통 주식 양도 승인의 건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그러자 산건위 소속인 조유송 의원은 “주식양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중요한 사안인만큼 전체 의견이 모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표결을 요구했다.

이에 의회는 찬반토론자 등 표결을 진행하기 위한 논의를 위해 10분간 정회에 들어갔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1시간 가까이 정회가 계속됐고, 표결없이 총무위원회에서 결정한 대로 주식양도를 승인, 완전 민영화를 결정한 후 의사일정을 변경해 화순한약재유통 운영 실태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의 건을 상정 처리한 것이다.

화순군에 따르면 2010년 10월 준공한 화순우수한약재유통지원시설 운영을 위해 화순군 등의 출자로 설립된 화순한약재유통은 41억 여원의 자본금 중 절반정도를 잠식당한 상태다.

화순군에서 순수 군비로 20억 6,500만원(49.7%)이나 출자했고 시설비 등으로 200여억원이 투입됐지만 매년 적자를 면치못함에도 불구하고 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이하 화순유통)와 달리 화순군민들의 관심에서 먼 것이 사실이다.

군의회 일각에서는 ‘제2의 화순유통이 될 수도 있다’며 화순군에 최대주주로서의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다수 군의원들은 화순한약재유통에 대해 쓴소리 내기를 꺼리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군의회는 지난해 12월 정례회를 앞두고 운영위원회를 통해 화순한약재유통 특위 구성을 결정했지만 불과 하루만에 특위 구성을 철회한 바도 있다.

화순한약재유통 특위는 윤영민 의원을 위원장으로 강순팔, 김숙희, 정명조, 조유송 등 5명으로 구성됐으며, 오는 30일부터 4월 29일까지 한 달여간 한약재유통 운영실태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일부 의원들은 "어찌됐든 그동안 번번이 무산됐던 특위를 구성했다는 것만으로도 어디냐"며 의미를 부여했다.

화순군의회의 특위 구성은 3대 의회때 화순양민학살진상조사특별위원회와 농림사업조사특별위원회 활동 이후 처음이다.

특히 5~6대 의회에서는 각종 농업보조금 비리가 잇달아 터지고 계약직 직원 특혜 의혹이 확산되면서 농업보조금 특위, 인사특위 등의 구성이 시도됐지만 집행부와 상대적으로 친밀한 관계에 있는 의원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박미경 기자 mire5375@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