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의회 총무위가 화순한약재유통(주)의 완전 민영화를 위해 화순군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양도 결정의 건을 승인했다.

화순군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민간업체에 양도해 화순한약재유통을 완전 민영화시킴으로써 완전자율경영을 보장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표면적으로는 화순군이 실익을 챙긴 결정으로 비쳐지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화순한약재유통은 한약재시장의 공공성 확보 등을 위해 화순군이 중앙정부의 BTL사업 공모에 선정돼 건립된 우수한약재유통지원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화순군이 49.7%인 20억 6,500만원, 전남생약조합이 11억, 한의유통이 5천만원, 개인출자자들이 9억여원을 출자했다.

100억여원이 투입돼 화순생물의약산업단지에 2010년 10월 준공된 우수한약재유통지원시설은 화순한약재유통이 화순군으로부터 5년간 시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오는 10월 임대기간이 끝난다는데 있다. 화순군에 따르면 우수한약재유통지원시설 운영에는 한해 5억여원 정도가 소요되며 화순한약재유통은 5년간 유통지원시설 등을 운영하면서 20여억원의 자본금을 까먹었다.

기업경영논리로는 한약재유통지원시설 운영에서 손을 떼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화순한약재유통이 기업경영논리를 앞세워 유통지원시설에서 손을 떼고, 화순군이 다른 임대사업자를 찾지 못하게 되면 유통지원시설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화순군은 보유주식을 양도하려는 이유에 대해 “화순한약재유통은 운영자금이 부족해 신규투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투자의사를 밝힌 업체의 대부분은 화순군이 주주로 있는 한은 투자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밝히고 있다.

자본금의 절반을 까먹고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순군만 주주에서 빠지면 투자하겠다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일고 있다.

화순군에 따르면 주식 양수의사를 밝힌 모 업체는 화순군의회가 주식 양도를 승인하기 이전부터 화순군에 20억원 상당의 주식양수금액을 선입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화순군의 주식양도에 반대하는 화순군의원들은 “화순한약재유통이 100억여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50여억원을 투입해 최근 완공한 한의약품가공공장 때문이다”고 주장한다.

일부 의원들은 “화순한약재유통 민간투자자들이 한의약품가공공장에 대한 소유권을 온전히 갖고, 공공성 확보보다는 이윤추구에 집중하기 위해 화순군을 출자자 명단에서 배제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화순군이 화순군의 입장보다는 민간투자자들의 입장을 우선 배려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화순군의회 총무위원회에서 박광재 의원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서라면 화순군이 주식을 양도할 것이 아니라 증자를 통해 양수받겠다는 업체로부터 투자금을 받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화순군은 “회사경영이 잘 되면 상장될 가능성도 있는데 자본금 규모가 커지면 상장에 어려움이 있고 한다”며 민간투자자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날 총무위원회 회의에는 이례적으로 이선 의장까지 참석하며 화순한약재유통 주식 양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주식양도 결정을 위한 찬반투표도 이례적으로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뤄졌다. 군의회는 의장단 선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찬반투표는 기명투표를 원칙으로 해 왔다.

투표결과 재적의원 5명 중 4명의 의원이 찬성입장을 제시하면서 주식 1주당 1만원 이상으로 양도한다는 조건으로 화순한약재유통 주식 양도가 결정됐다.

주식 양도 승인 결정의 건은 오는 16일 열리는 제20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박미경 기자 mire5375@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