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 실시되는 제1회 전국 동시조합장선거가 지난 25일 등록을 마감하고, 26일부터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조합장선거는 돈 선거의 원흉으로 지목된 기존 조합장 선거문화 풍토를 깨고, 금품제공 등 불법 선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처음으로 전국 동시선거를 치르고 있다.

그 만큼 불탈법 선거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그래서 의미가 담긴 선거다.

하지만 선거가 치열해지면서 광주전남지역 곳곳에서 불법선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남선관위에 따르면 최근 영광지역 농축협 조합장 선거를 준비하면서 13명에게 5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한다.

또 식사제공 의혹이 불거진 순천지역 조합장 선거 입후보 예정자를 수사의뢰했다.

현재까지 전남선관위는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고발 4명, 수사의뢰 1명, 경고 20명 등 25명을 적발했다고 한다.

함평군선관위는 최근 작년 추석 무렵부터 지난 달까지 조합원 11명의 자택 등을 방문해 모두 35만원 상당의 선물을 돌린 모 조합 입후보 예정자와 배우자를 고발하기도 했다.

선거때만 되면 늘 관심의 대상이었던 화순지역도 역시나 불법선거 사례가 고발돼 아쉽다.

조합장 선거가 불탈법으로 얼룩진 과거 지방선거를 재현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듯하다.

화순축협 조합장 선거에서 현직 조합장이 직원들에게 조합원 명단 제출을 종용했다는 진정서가 경찰과 선관위에 접수됐기 때문이다.

현직을 이용해 일부 직원들에게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갑질’횡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씨가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이 조합 현 조합장은 갑의 직위를 이용해 직원들에게 평소 친분이 있는 조합원의 이름을 적어 제출토록 지시했다”면서 “지난 2월 2일경 모 직원에게 수차에 걸쳐 선거운동에 필요한 조합원 명단을 제출토록 했으나 차일피일 미루자 조합장이 총무계 모씨도 명단을 제출했으니 빨리 제출하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직원은 “명단제출이 불법인 줄을 알면서도 조합장의 강압에 어쩔 수 없이 평소 친한 조합원과 조합원 친인척, 부인의 이름 등 42명을 적어 C조합장에게 건네주었다”고 양심선언 고백을 했다고 한다.

이런 내용으로 경찰과 선관위에 진정서가 접수된 만큼 사실여부 확인조사는 이들의 몫이다.

불탈법 선거를 뿌리 뽑겠다고 치러지는 전국 첫 동시 조합장선거다.

조합장 선거마저도 당선이 되고 끝나면 그만이라는 인식은 이번 선거를 통해 뿌리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법선거를 근절시키겠다는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앞으로 선거운동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군민들이 바라는 이번 선거만큼은 불법과 부정이 없는 깨끗한 공명선거를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화순은 선거하면 부정과 비리가 판치고 온갖 금품과 흑색선전이 난무해서 지역의 선거문화를 짓뭉겨 놓았다.

작금의 현실을 볼 때 화순의 선거문화는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 민주주의를 도입한지도 어언 67년이다.

1947년 제헌국회에서 국민이 국회의원을 뽑은 일을 시작으로 수십차례에 걸쳐 직접선거를 치뤘으나 아직도 선거부정과 금권선거가 사라지지 않고 있어 부끄러운 일이다.

이것은 어찌보면 우리스스로가 민주시민이 되지못했다는 것이다.

또 우리 스스로가 자치권을 확보하지 못함과 동시에 주민이 주인의식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결국 이러한 혼탁과 부정이 난무한 사회를 청산하지 못하면 그 피해가 바로 우리 자신에 돌아간다는 점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향응을 접대받고 금품을 받아 자기의 고귀한 영혼과 권리를 헌신짝처럼 파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이는 국가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사법기관과 선관위는 불탈법 선거를 발본색원해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고, 주민들은 자신의 권리를 소중히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후보자와 유권자의 의식변화가 작게는 화순지역의 미래를 크게는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음을 가슴깊이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편집국장 김성권 ksg57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