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잡을 수 없는 화순군 인사행정을 둘러싸고 갖은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직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당분간은 없을 것"이라던 승진인사가 불과 몇시간만에 "다음주 중에 있을 것"이라고 바뀌었다가 하루만에 "당분간은 없을 것"이라더니 또 하루만에 인사가 예고됐다.

게다가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승진 직렬조차 밝히지 않으면서 어떤 직렬에서 승진자가 나올 것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어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화순군은 승진인사를 단행할 경우 통상적으로 인사예고를 통해 어떤 직렬에서 승진을 시킬 것인지를 명시하는 등 예측가능한 승진인사를 해 왔다.

화순군은 2일 천용수 기획감사실장의 명예퇴직에 따른 승진 및 전보 인사를 예고했다.

군은 인사예고를 통해 승진소요 최저연수 도달자로서 승진서열 법정 배수 이내의 자 중 근무성적이 우수하고 군정발전에 기여한 자를 엄선해 승진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능력과 전문성, 청렴성, 친절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로 청렴도 향상과 안정된 공직분위기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인사규모에 대해서는 4급 서기관 1명과 5급 사무관 승진교육 대상자 의결 1명, 4급이하 소폭 전보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승진 직렬은 명시하지 않으면서 어떤 직렬에서 승진이 이뤄질 것인지 예측할 수 없게 했다.

이와 관련 화순군 관계자는 "아직 어떤 직렬에서 승진을 시킬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며 "인사예고에 승진대상자의 직렬을 명시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해명했다.

불과 2일 후에 승진인사를 하려고 하면서 아직까지 어느 직렬에서 승진시킬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는 천용수 기획감사실장의 명예퇴직에 따른 승진인사다.

천 실장은 지난달 3일경 화순군에 명예퇴직 신청서를 제출했기에 후속 승진인사는 충분히 예견된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승진 직렬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면서 불필요한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 화순군의원들은 "어떤 직렬에서 승진시킬지 결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누구를 승진시킬지 결정하지 못한 것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몇해전 화순군이 환경미화원 등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수억원의 뒷돈이 오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점을 지적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상당하다.

홍이식 화순군수가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중형을 선고받은 점을 지적하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연속 2번에 걸친 6개월짜리 4급 서기관 인사에 이어 서기관으로 승진된지 50일만에 이뤄진 서기관의 갑작스운 명예퇴직, 그리고 안한다고 했다가, 한다고 했다가, 다시 안한다고 했다가 또 한다고 하는 등 예측불가능한 인사 행정에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