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의 소규모 농업기반시설사업비를 둘러싸고 조유송 의원이 발끈했다.

관련 예산에 조유송 의원의 연고지인 능주면 예산이 한푼도 배정되지 않은데 대한 불편한 속내를 비치는 과정에서 양점승 의원과 고성이 오가며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위원장으로서 어수선해진 장내를 신속히 정리시키고 원할한 회의진행을 위해 노력해야할 양점승 의원은 동료의원의 정회 요구를 무시하고 조 의원과 말싸움을 이어가면서 위원장 자질에 대한 의심을 샀다.

상당수 공무원들은 “조 의원이 발끈할만한 예산편성이었다”며 조 의원을 두둔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화순군은 제1회 추경안을 통해 기정예산 27억원 대비 23억원이 늘어난 50억원의 소규모 농업기반시설사업비를 편성, 의회의 승인을 요구했다.

23억원 중 조유송 의원의 연고지인 능주면에는 잠정리 농로정비사업비 2천만원만 포함돼 있다.

그나마 이 예산도 본예산에서 농로확포장사업비로 2천만원이 편성됐지만 토지소유자가 기부체납을 하지 않아 확포장을 못하게 되면서 본예산에서 확보된 예산을 삭감한 후 다시 편성해 올린 예산이다.

조유송 의원으로서는 연고지 관련 예산을 한푼도 확보하지 못한 무능한 의원으로 비쳐질 수도 있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예산편성이었다.

조 의원은 관련 예산이 한푼도 능주면에 편성되지 않은데 대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홍이식 군수의 의도적인 예산편성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자신이 꾸준하게 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이하 화순유통)의 선급금이 홍 군수의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능주 축산분뇨자원화시설(퇴비공장)을 반대한 것 등과 관련한 보복성 예산편성이라는 의구심을 지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조유송 의원은 “자신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연고지에 대한 예산 편성 배제로 표출된 것 같다”며 “이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위한 예산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홍이식 군수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자중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예산편성이 이뤄진 것은 정치적으로 어떤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의 불편한 심기는 19일 건설안전과 소관 산업건설위원회 추경안 예비심사 과정에서 홍이식 군수의 측근인사로 분류되는 양점승 의원과의 충돌로 표출됐다.

이날 조 의원은 집행부로부터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예산의 대부분이 선심성 예산이다. 정상적인 사회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운을 뗐다.

이어 홍 군수를 우회적으로 지칭하며 “특가법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1억여원의 벌금과 추징금을 선고받은 범법자다. 이런 인사가 편성해 올린 예산을 의회가 심사해야 한다는 것이 어의가 없다”고 탄식했다.

그러자 양점승 의원이 “예산심사에 대해서만 논의하자”며 군수 신변과 관련된 발언의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조 의원이 “(군수의) 하수인 노릇을 하니까 그러느냐”고 받아치면서 두 의원 사이에 한동안 고성과 막말이 오고갔고 드잡이 직전까지 갔지만 윤석현 의원과 군청 직원들의 만류로 일단락됐다.

한편 양점승 의원은 속개된 회의에서 "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으로 원할한 진행을 위해 노력하지 못한데 대해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