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이라는 명분아래 설립된 화순농특산물유통회사가 파산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화순농특산물유통(이하 화순유통)이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기로 해 주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2013년도 재무재표 승인의 건, 화순유통 해산의 건 등이 주요안건으로 상정된다고 한다.

주주총회를 통해 해산의 건의 통과될 경우 화순유통은 설립 5년여 만에 문을 닫게 된다.

화순유통은 현재 80여억원의 자본금이 한푼도 남아있지 않는 빈털터리다.

또 진행 중인 채권 채무 소송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수십억원의 빚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등 사실상 파산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파산을 맞는다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출자한 주주들은 배당은 커녕 출자금을 몽땅 날리게 될 상황이다.

화순유통 설립 당시 청사진은 온데간데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화순군민과 주주들에게 돌아간다.

그렇다고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다.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기형적으로 태동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화순군이 어떻게 대처할지 두고 볼 대목이다.

화순유통 최대주주인 화순군은 현재 화순유통을 청산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소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화순유통은 전완준 前 군수에 의해 2009년 4월 설립됐다.

3차례의 출자를 통해 확보한 자본금은 80여억원, 정부가 지원한 운영비와 원물확보자금 50억원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그러나 화순유통은 설립 2년여만에 57억원 상당의 곡물사기를 당하면서 휘청이기 시작했다.

간부직원들이 회사 공금으로 유흥업소를 드나들고 대학등록금으로 사용하거나 증빙서류도 없이 거래를 하는 등 방만 부실 주먹구구식 경영상태도 드러났다.

계약서 한 장으로 인해 물건(쌀)은 만져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10억원 가까운 손실액을 배상해주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했다.

화순군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화순군농민회 등은 화순유통에 대한 청산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임호경 전 화순군수도 ‘화순유통은 더 이상의 손실을 입기 전에 주주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청산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곡물사기 사건이 터진 직후,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하차한 전완준 전 군수의 뒤를 이어 당선된 홍이식 화순군수는 “화순유통을 회생시키겠다”며 청산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홍 군수가 전완준 前 군수 측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당선된 것과 관련 홍 군수가 전 前 군수 측의 허물을 감싸기 위해 화순유통을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해석은 기우에 그쳤으면 한다. 끔찍한 발상이기 때문이다.

‘돈먹는 하마’ 화순유통을 회생한다면 군민들과 주주들의 또 다시 등골을 짜내는 셈이기 때문이다.

화순유통은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된다.

누구의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화순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파산하는 것이 맞다.

도려낼 것은 빨리 도려내야 한다. 군민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군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다.



김성권 편집국장 ksg57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