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가 화순광역친환경농업단지 축산분뇨자원화시설(이하 퇴비공장) 관련예산 35억여원을 승인했다.

의원들간에 고성과 욕설,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승인여부를 다퉜던 퇴비공장 관련예산의 승인을 위해 홍 군수 성향이 강한 무소속의원들은 하나로 뭉쳤다. 하지만 무소속의원들에 비해 친집행부 성향이 약하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 충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민주당의원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얽혀 아무도 반대표를 행사하지 않았다.

관련예산이 승인되자 이에 반발하며 조유송 의원은 군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시위에 들어갔고, 퇴비공장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는 관련예산을 승인한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며 분개했다.

조유송 의원이 군청 앞에 천막을 치고 홀로 농성을 시작한 그 순간, 민주당 의원들 중 아무도 그와 함께 하지 않았다.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됐던 퇴비공장 관련 예산이 6일 군의회 예결특위 표결을 통해 전액 살아났다.

관련예산은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예비심사에서 “현재 진행 중인 퇴비공장 건축허가 무효 소송 1심 판결 이후에 승인여부를 결정하자”며 전액 삭감됐지만 예결특위에서 표결을 통해 전액 살아났다. 재심사는 류경숙(무소속) 의원이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결특위 첫날인 5일 의원들은 승인여부를 놓고 ‘상임위 결정을 존중해 삭감해야 한다’는 의원들과 ‘승인하자’는 의원들이 맞서면서 의원들간에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멱살잡이까지 이뤄지는 등 격론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몇몇 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 예산처리는 다음날인 6일로 미뤄졌다. 하지만 다음날에도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면서 표결을 통해 관련예산을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표결로 이어질 경우 관련예산이 승인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기에 삭감을 주장하는 의원들은 표결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명의 예결특위 위원 중 무소속 류경숙, 양점승, 오방록, 임지락 등 4명은 관련예산 승인에 찬성, 민주당 문행주, 조유송, 통합진보당 윤석현 등 3명은 반대입장이 명확했지만 민주당 강순팔, 이선 의원의 입장이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입장불분명한 의원들이 찬성입장을 취하면서 관련예산이 승인될 수도 있기 때문에 표결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표결결과 찬성이 5표, 반대가 1표로 관련예산은 승인됐다. 4명의 무소속 의원들은 같은 입장을 취한 반면 4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각기 다른 입장을 취했다. 이선 의원은 찬성표를 던졌다.

표결이 예상되자 예결특위 위원장인 조유송 의원은 퇴장하면서 표결에 불참했다. 강순팔 문행주 의원은 표결 직전 회의장을 나가면서 기권했다. 찬성표를 던지지는 않았지만 반대입장도 명확히 하지 않은 셈이다. 통합진보당의 윤석현 의원만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예결특위가 끝난 후 조유송 의원은 화순군청 앞 광장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시위에 들어갔다.

조 의원은 “절차상의 하자가 명백하고 현재 퇴비공장 허가를 내준 행정행위에 대한 옮고 그름을 가리는 재판 중이고, 판결이 난 후에 승인여부를 결정하자고 의견이 모아졌음에도 이를 번복하며 주민들에게 등을 돌린 화순군의회는 죽었다”며 탄식했다.

전날 상임위에서의 관련예산 삭감에 은근 들떠있던 반대위는 다소 의기소침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관련예산의 재심사를 요구한 류경숙 의원과 민주당이면서 찬성표를 던진 이선 의원, 찬성표를 던지지는 않았지만 반대표도 던지지 않은 의원들을 향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켜 보겠다”며 분개했다.

한편 화순군은 “화순군의 인허가 절차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적법하며, 사업의 정상추진 시 공정에 따라 사업비를 집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중앙정부는 올해 안에 퇴비공장을 완공하지 못할 경우 사업비를 반환시키겠다고 화순군에 통보한 상황이어서 공사를 서두르려는 사업자와 반대위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퇴비공장을 둘러싼 긴장감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예산은 오는 13일 예정된 제191회 화순군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