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흥 현 전남도의원과 김경남 前 화순군의회 의장이 (사)전남지적장애인협회 화순군지부 운영과 후원금 유용 등을 둘러싸고 법정싸움으로 번지고 있어 지역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김 前 의장은 지적장애인의 복지증진 등을 위해 사용돼야 할 후원금이 민 도의원의 쌈짓돈처럼 쓰여지고 있다며 검찰에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민 의원도 김 前 의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 前 의장은 지난달 28일 “(사)전남지적장애인복지협회 화순군지부 운영과 관련, 민병흥 의원을 사기 및 절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광주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화순군지부는 김 前 의장이 지난 2012년부터 2년여 동안 지부장으로 활동해 왔으나 지난해 10월 민 의원이 지부장으로 새롭게 선출했다.

당시 지역사회 안팎에서는 화순군지부 운영 등을 놓고 화순군지부와 지부에서 부설로 운영하는 A지적장애인주간보호센터가 지부장 선출과 관련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여론이 흘러 나왔다.

김 前 의장은 최근 카카오톡과 휴대폰 메시지 등을 통해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민 의원을 지칭한 듯 민 의원이 부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화순군지부장 자리를 빼앗고 사문서 위조와 절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온갖 추측성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김 前 의장은 민 의원이 부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지부장 자리를 빼앗고, 정식 인수인계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후원금 통장 등에 사용되는 지부장 직인을 바꾸고 통장에 든 후원금을 휴가비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김 前 의장은 “민 의원 취임 후 ‘정식으로 인수인계를 받아가라’고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고 통장 직인을 바꿔 통장에 들어 있는 돈만 갈취했다”며 “잘못이 없다면 인수인계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의혹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 의원을 겨냥해 “잘못을 저지르고도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며 “도의원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검찰 고발과 관련, 김 前 의장은 “화순군지부는 사회적 약자인 지적장애인의 권익보호를 위해 설립됐다”며 “화순군지부의 부당 운영에 따른 피해는 지적장애인들에게 돌아갈 것이기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다”고 고발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전혀 근거 없는 사실무근이다”며 발끈했다.

민 의원은 “나를 상대로 허위의 맹목적인 주장을 전남도청, 도의회, 화순군을 비롯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발송해 명예를 심히 실추시키는 등 이같은 행위를 그치지 않고 있어 우려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민 의원은 지부장 자리를 빼앗았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해 10월 21일 지부총회에서 상위기관인 (사)전남지적장애인복지협회 관계자가 참여해 법적으로 하자없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됐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김 前 의장의 계속된 전횡으로 정상적인 지부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운영위원회는 상급 기관인 전남지적장애인복지협회에 지도감독을 요청했고, 2012년 12월 12일 전남협회장이 주재하는 회의를 통해 화순군지부의 원만한 운영을 논의했다.

그러나 김 前 의장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회의 도중 퇴장했으며, 당일 운영위원회에서 김 前 의장에 대해 참석자의 만장일치로 불신임 결의를 했다는 주장이다.

후원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했다는 주장도 터무니없고 악의적이다고 반박했다.

민 의원은 “후원금과 관련해 수입, 지출 내역 및 관련자료는 군지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후원금은 일말의 의혹없이 투명하게 집행했다”고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통장직인을 바꿔 통장에 들어있는 돈만 갈취했다는 주장은 “지부장 임기 개시 전에 있었던 일이다”면서 “후원금을 휴가비로 사용했다는 김 前 의장의 주장은 허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민 의원은 지난 5월 29일자로 사임한 상태여서 후원금을 휴가비로 사용했다고 운운하는 것은 자신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민 의원은 업무 인수인계에 대해서도 김 前 의장이 주장한 것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김 全 의장은 이미 운영위원회에서 불신임된 상태로 김 前 의장과의 인수인계와는 무관한 일이며, 자신이 취임하기 전에 일어난 일로 인수인계는 지부장 대행의 역할을 수행한 김모씨와 했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또 후원금 통장 등에 사용되는 지부장 직인을 바꿨다는 주장에 대해 민 의원은 “내가 지부장으로 취임하기 전의 일로 전혀 무관한 사안이다”고 일축했다.

민 의원은 “지역의 정치지도자로서 가능한 한 불신이 팽배해 지는 것을 원치 않아 지난 5월부터 3개월여에 걸친 명예훼손과 정신적인 고충을 참고 견디어 왔다”며 “명예훼손 행위를 중단해 줄 것을 최고장 발송 등 직간접적으로 수차례 요청하고, 지역사회의 중재로 명예훼손 중단을 권유했다”고 그 동안의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터무니없이 ‘사기 및 절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광주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더 이상은 인내 할 수 없어 부득불 명예훼손 등 3가지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발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민 의원은 “앞으로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명백히 가려질 것이라 믿는다”면서 “지역민 앞에 분명히 말하지만 내가 이와 관련한 내용으로 단돈 1원이라도 횡령이나 유용했다면 그 즉시 전남도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전남지적장애인협회 화순군지부는 화순읍 일심리에 자리하고 있으며 2010년 9월 설립된 A지적장애인주간보호센터를 부설 운영하고 있다. 현재 A센터는 20여명의 지적장애인을 돌보고 있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