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공포에 떨고 있다. 보성군에서 광주ㆍ전남에서는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10일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전남 보성군 거주자 A(64)씨에 대해 메르스 2차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와 최종 확진 환자로 판정됐다" 지역사회 확산여부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정부가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병원과 경유한 병원의 실명을 모두 공개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현재 메르스가 병원 내 감염 수준이고 지역사회 확산이 없는 상황이지만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격리 대상자도 늘어나고 있어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한 보다 강력한 대응 조치와 실제 감염경로인 병원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불가피해 병원명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환자가 발생한 지 18일 만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메르스 확산 저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바란다.

그동안 정부가 메르스 발생 병원을 비공개한 명분은 메르스의 전염력이 그리 높지 않고 국민이 불안해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그것이 메르스를 걷잡을 수 없이 확산시키고 국민 불안을 더욱 가중시킨 요인이 되고 말았다.

최초 환자가 입원한 평택성모병원은 지난 5일 30명째 2·3차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에야 병원명이 공개됐다.

처음부터 정보를 공개하고 비상하게 대처했다면 14번 환자가 지난달 27일 대중교통으로 이동해 아무 격리 조치 없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3일간 머물며 지금까지 17명의 환자를 발생시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이 평택성모병원에 이어 메르스 2차 유행지가 된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전국구 병원’의 응급실은 전국에서 만성질환 환자들이 보호자와 함께 찾는 곳이다.

이들이 감염 사실도 모른 채 집으로 돌아가 지역사회에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현재 14번 환자와 접촉해 격리된 사람은 의료진 218명과 환자 675명 등 893명이고, 14번 환자에게서 감염된 17명에게 노출돼 격리된 사람도 의료진 207명과 환자 508명 등 715명이라고 한다.

14번 환자가 응급실을 떠난 지난달 29일을 기점으로 최장 잠복기까지 아직 4일이나 남은 만큼 이들 가운데서 앞으로 환자가 더 나올 것이라고 한다.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전면적 역학조사 등 더욱 강도 높고 선제적이고 총력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메르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정부가 처음부터 정보를 숨기면서 일방적 조치와 주장만 국민에게 믿으라고 했기 때문이다.

정확한 정보 공개가 있어야 그에 따라 민관의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져 전염병의 유행과 확산을 조기에 막을 수 있다.

뒤늦게나마 병원 정보를 공개하고 지자체·민간·군·학교 등 모두가 참여하는 대응체제를 강화한다니 그야말로 총력을 다했으면 한다.


김성권 편집국장 ksg57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