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이 200여억원이 투입된 화순한약재유통회사(이하 화순한약유통)에 대한 완전 민영화를 추진한다.

화순군이 보유하고 있는 화순한약유통 주식 전부를 A업체에 양도함으로써 완전 민영화를 통해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보안 등을 이유로 A업체에 대해 일절 함구하면서 속내를 궁금케 하고 있다. A업체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화순한약유통에 투자하려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일고 있다.

한약재시장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화순군이 주도적으로 설립해 놓고 민영화를 이유로 손을 떼겠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화순한약유통은 화순군이 중앙정부 공모사업을 따내 주도적으로 설립한 회사로 화순읍 내평리 생물의약산업단지에 위치하고 있다.

자본금은 총 41억 5,500만원이며 화순군이 49.7%인 20억 6,500만원, 전남생약조합이 11억, 한의유통이 5천만원, 개인출자자들이 9억여원을 출자했다.

정부는 안전한 한약재 공급을 위한 품질관리와 유통구조 개선, 약용작물 판로 확보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화순을 비롯한 전국 5개 지역에 우수한약재 유통지원시설을 건립했다.

화순한약유통은 우수한약재유통지원시설 운영을 위해 화순군을 비롯한 출자자들이 설립한 법인이다.

하지만 전남생약조합 김행중 조합장이 화순한약유통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화순한약유통과 전남생약조합이 한약재시장을 놓고 경쟁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남생약조합의 이익보다 화순한약유통의 이익을 우선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화순한약유통은 설립초기부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해에만 1억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최근 한의약품가공공장이 완공되면서 자금난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화순한약유통이 운영자금 확보 등을 위해 지난해 이모씨에게 대표이사 권한을 주기로 하고 20억원을 출자받기로 했지만 출자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화순한약유통의 전면 민영화는 최근 A업체가 출자의사를 밝히면서 추진됐다. A업체는 화순에서 인삼을 이용한 가공음료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전해진다.

화순군은 A업체에 화순군이 보유하고 있는 20여억원의 주식을 넘기고 화순한약유통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구상이다.

화순한약유통에서 손을 뗌으로써 화순한약유통과 관련된 잡음이 일때마다 최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묻고 제대로된 운영을 요구하는 목소리로부터 자유로워지겠다는 속내다. 화순군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보안 등을 이유로 화순군의회에조차 A업체에 대한 정보를 일체 알리지 않으면서 배경을 궁금케 하고 있다.

공공성 차원에서 화순군이 주도적으로 설립했고, 200억원 가까운 나랏돈이 투입된 만큼 완전민영화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화순군이 주식을 넘길 것이 아니라 A업체가 화순군이 보유하고 있는 금액 이상을 출자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화순군이 주주로서의 권한을 유지하며 화순한약유통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등을 관리감독하고, A업체는 최대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한편 화순한약유통의 우수한약재유통지원시설 건립에는 100억원의 민간자본이 투입됐으며, 화순군은 20년간 매년 10억원 가량을 상환하고 있다. 2억 6천여만원의 시설유지비도 지급하고 있다.

10억원 가량의 상환금과 시설유지비는 완전 민영화 여부와 상관없이 화순군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다.

화순한약유통은 화순군으로부터 한약재유통지원시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화순군에 1억여원을 임대료로 납부했다.

한약재 등을 이용한 가공음료 등의 생산을 위한 한의약품가공공장은 100억원 규모의 원예브랜드육성사업을 통해 건립됐으며 50억원 가량의 시설비가 투입됐다.

화순군은 군정조정위원회를 통해 주식 양도를 결정하고 화순군의회에 승인을 요구했다.

군의회는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203회 화순군의회 임시회를 통해 화순한약유통 주식 양도 승인의 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박미경 기자 mire5375@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