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11일 치러지는 제1회 전국 동시조합장선거가 26일부터 13일간의 선거운동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A모씨가 조합원명단 제출 등 불법선거를 이유로 경찰과 선관위에 고발 등 진정서를 접수해 축협선거가 과열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화순 B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현 조합장이 최근 일부 직원들에게 평소 친분이 있는 조합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현직을 이용 강압적으로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화순은 그동안 지난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불탈법 선거로 전국적인 망신과 불명예를 안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 조합장선거 마저도 불탈법선거 조짐이 일고 있어 지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진정인 A씨는 지난 26일 “화순 B조합의 현 조합장이 일부 직원들과 함께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갑을’관계를 교묘히 이용해 불법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며 경찰과 화순군선관위에 각각 진정서를 제출했다.

A씨가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B조합 현 조합장이 갑의 직위를 이용해 직원들에게 평소 친분이 있는 조합원의 이름을 적어 제출토록 지시했다”면서 “지난 2월 2일경 모 직원에게 수차에 걸쳐 선거운동에 필요한 조합원 명단을 제출토록 했으나 차일피일 미루자 조합장이 총무계 ○○○씨도 명단을 제출했으니 빨리 제출하라”고 종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모 직원은 명단제출이 불법인 줄을 알면서도 조합장의 강압에 어쩔 수 없이 평소 친한 조합원과 조합원 친인척, 부인이름 등 42명을 적어 조합장에게 건네주었다”고 양심선언을 고백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B조합 모 지소에서는 지점장에게 조합원 명단 제출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고 강조했다.

또 “B조합의 전무는 엄정중립을 지켜 부하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전무실에서 하루에도 수차례 조합원들을 만나고 있어 선거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직원들이 제출한 명단을 확보, 진정서에 첨부해 제출했다”면서 “이러한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현 조합장과 일부 직원들간의 불법선거를 철저히 조사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A씨는 “본격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현직 조합장이 현역 단체장 신분을 악용해 일부 직원들에게 강압적으로 불법선거를 조장하고 있다”며 “이는 조직적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법기관과 선관위의 철저한 조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각종 조합장 선거는 돈선거와 불법선거의 원흉으로 인식된 게 사실이다.

이번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는 돈 선거와 불법선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전국 단위로 처음 치러진 만큼 깨끗한 선거로 인해 조합원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중요한 조합장 선거이기 때문에 불법선거는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수사 상황을 확인 해 줄 수가 없다”고 밝혔다.

화순선관위 관계자는 “현직 조합장이 직원들에게 명단요청을 했다는 진정서가 접수됐기 때문에 해당 사안에 대해 법리 검토 중에 있다”며 “만약 위반이라고 판단되면 적합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순 B조합 선거에는 현 조합장과 K후보 등 2명이 출마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