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두달여 앞두고 집행부와 무소속 화순군의원들이 이양면과 한천면 복지회관 발주를 서두르는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해 박광재 의장까지 나서서 상임위원회가 열릴 수 있도록 하고 본회의에 상정하기 위해 관련 안건을 부결시키면서 의혹은 커지고 있다.

집행부와 무소속 의원들이 편파적 예산편성 등으로 인해 사실상 대부분이 삭감된 주민숙원사업비를 살리기 위해 애썼던 일과 겹치면서 의혹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제6대 화순군의회가 26일 제 195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끝으로 6대 의회 마지막 공식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에서 논란 끝에 ‘보류’된 이양면과 한천면 복지회관 신축을 위한 화순군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하 계획안)이 상정됐다.

이 계획안은 총무위원회 예비심사에서 집행부가 “총괄발주를 위해 계획안 승인이 필요하다”며 의회의 승인을 요구했지만 문행주 이선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선거 이후에 처리할 것을 요구하면서 보류됐다.

특히 현재 소요예산의 상당액이 확보된 상태고 집행부에서도 “계획안이 승인을 미루더라도 향후 절차를 추진하는데 문제가 없다.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보류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자 박광재 의장까지 나서서 “해당 계획안은 승인돼야 한다”며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재심사하도록 하고 승인되지 않을 경우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소집된 상임위원회 회의에는 이선 문행주 의원의 불참이 예고되면서 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할 상황이 됐다. 5명의 의원 중 3명이 참석해야 하는데 박광재 의장은 회의에 거의 참석하지 않고 있어 이들이 불참할 경우 성원이 안돼 회의가 열릴 수 없는 때문이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박광재 의장이 참석하면서 회의가 열렸고, 박광재 류경숙 임지락 의원은 해당 계획안을 ‘부결’시켰다. 본회의에 상정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이는 ‘보류’될 경우 새로운 의회가 구성되더라도 처리할 수 있지만 ‘보류’시킬 경우 6대 의회가 끝나면 자동폐기되기 때문에 6대 의회가 끝나기 전에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총무위원회에서 ‘부결’된 해당 계획안은 강순팔 양점승 오방록 윤석현 의원이 나서서 본회의 상정을 요구하면서 본회의장에서 의원들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하지만 표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체적으로 이선 문행주 의원의 편에 서주던 강순팔 윤석현 의원까지 본회의 상정을 요구했기에 표결을 하더라도 이선 의원들의 주장이 묵살될 가능성이 큰 때문이다.

이날 정상채 화순군 재무과장은 “총괄발주를 계획하고 있다”며 의회의 승인을 요구했다.

양점승 의원도 “예산도 확보돼 있고, 현재 이양면과 한천면만 복지회관 신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의회가 발목을 잡으면서까지 주민들의 바램에 역행해서는 안된다. 조속한 추진을 위해 승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선 의원은 “상임위원회에서 보류시킨 안건을 상임위원회를 재소집해 부결시키고 본회의에 상정시키는 등 의회운영이 매끄럽지 못한데 대해 유감스럽다”며 불편을 심기를 비쳤다.

특히 “충분한 토론을 통해 총무위원회에서 보류하기로 결정했고, 정상채 과장도 ‘수용하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해당 계획안을 보류시킨 것은 선거를 앞두고 총괄발주할까 염려스러워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요예산이 모두 확보되지 않았는데 총괄발주함으로써 외상공사가 이뤄지고 이로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공사대금 결제 지연이나 선거를 앞두고 누군가의 밥그릇 챙겨주기라는 등의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조유송 의원도 “류경숙 총무위원장도 ‘총무위원회에서 부결한대로 의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상임위원회에서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데 다른 상임위가 나서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윤석현 의원은 관리계획안 본회의 상정에 힘을 보탰으면서도 집행부를 질책하면서 비아냥을 자처했다.

정상채 과장을 향해 “절차도 지켜지지 않았고, 집행부가 상임위원회에서 수용한다고 했고, 관리계획안이 승인되지 않아도 추진하는데는 별문제가 없다고 했으면서 갑자기 시급하다며 승인을 요청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진 것.

이는 윤 의원이 절차상 하자를 지적함과 동시에 관리계획안 승인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그럼에도 본회의 상정에 힘을 보탠 이유를 궁금케 했다.

이에 대해 정상채 과장은 “당시 분위기가 험악했다. 선거와 관련해 특정지역 표심운운하면서 왈가왈부할 수 없어 수용한다고 했다”고 해명하면서 “의원들이 질책한다고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 공직자의 태도냐”는 비판과 함께 배경에 대한 의혹만 키웠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