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를 위한 화순군의 예산 지원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화순군이 화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에 5억원을 지원키로 하고 제1회 추경안에 편성, 의회의 승인을 요구하면서 직매장 예정지 인근 상인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추경안에 대한 상임위원회 예비심사가 이뤄진 19일 화순군의회를 방문해 탄원서를 제출하고 “직매장이 들어설 예정인 광덕택지는 7개의 대형마트가 밀집돼 있는 곳으로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설 경우 인근 상인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특히 최근 화순군의 예산지원을 받아 문을 연 도곡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을 예로 “화순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제2의 화순농협 하나로마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화순군이 화순농협과의 협약을 통해 공산품이나 수입농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우리농산물 위주로 판매하겠다고는 하지만 법적인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도곡농협의 경우도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문을 열었지만 공산품을 비롯해 일반 마트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인근 소규모 상가들의 타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순군과 화순농협과의 협약은 ‘약속’일 뿐 법적인 구속력도 없고, 화순군이 화순농협을 관리 감독할 권한도 없기 때문에 추후 공산품 등의 판매로 이어질 경우 제재할 수 있는 권한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로컬푸드 직매장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제2의 하나로마트가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는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화순군이 화순농협을 위해 인근 상인들을 사지로 내몰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상당수 화순군의회 의원들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윤석현 의원은 로컬푸드 직매장 관련 추경안 예비심사에서 “화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예정지는 화순군 소유의 공공청사부지로 아직 용도변경 등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화순군이 해당 부지를 직매장 예정지로 지목하는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특히 “로컬푸드 직매장에서의 공산품 판매는 절대로 안된다”며 “지난 본예산 심사 당시에도 구체적인 운영계획 등이 없어 관련예산을 삭감했는데 현재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질책했다.

이와 관련 구동우 농업정책과장은 화순군 소유 공공청사부지가 직매장 부지로 지목된데 대해 “나는 아는 바가 없다. (의원들이 들었다면) 화순농협 조합장한테 설명을 들었을 것이다. 조합장이 자료를 들고 개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며 발을 뺐다.

그러면서 “로컬푸드 직매장은 필요한 사업이다. 화순농협과 로컬푸드 전문매장으로 육성하기로 협약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약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나 화순농협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공산품 판매 등이 이뤄질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민주당 의원들도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화순농협이 로컬푸드 직매장을 짓겠다는 곳은 화순군 소유의 공공청사 부지로,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화순군이 필요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예산부터 세우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