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국립공원 화순지구 동부사무소가 화순읍 교리 저수지 일원 무등산탐방로 입구 임야의 소나무 등을 무단 벌목하다가 동부사무소 순찰원에 의해 현장에서 적발된 벌목행위자만 검찰에 고발하면서 봐주기식 특혜 시비에 휩싸이고 있다.

화순군의 행정미숙으로 빚어진 일이지만 무등산국립공원 측에서는 벌목 행위자만 검찰에 고발하면서 기관간 봐주기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무단벌목 행위자 A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민둥산으로 변한 무등산국립공원 복구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게다가 주무부서 과장은 화순군에 의해 무등산국립공원이 훼손되고 벌목 인부가 검찰에 고발당할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 화순군 행정의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무등산국립공원 화순지구 관리청인 무등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이하 동부사무소)는 이달 초 벌목 인부 A씨를 자연공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A씨는 지난 7일 동료들과 함께 화순읍 교리 저수지 일원 무등산탐방로 입구 임야의 소나무 등을 벌목하다가 공원관리청인 동부사무소 순찰원에 의해 현장에서 적발됐다.

국립공원 지구 안에서 벌목 등의 행위를 할 경우 공원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A씨는 공원관리청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서 검찰에 고발된 것이다.

하지만 검찰에 고발하는 과정에서 동부사무소 측이 사업 시행자인 화순군이나 대행업체를 제외하고 행위자인 A씨만 고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기관간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화순군 등에 따르면 화순군은 올해 교리 일대 4.5ha 면적에 대해 경제수 일반조림 사업으로 편백나무를 심기로 하고 해당 면적에 대한 벌목허가를 내준 후 산림업체에 사업을 맡겼다.

자부담없이 전액 국가보조금이 투입되는 경제수 일반조림사업은 화순군이 대상지를 선정한 후 산주의 동의를 받아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화순군이 시행기관이 된다.

하지만 대상지로 선정된 교리 일대는 무등산국립공원 지역이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앞서 국립공원관리기관과의 협의를 통한 허가를 받아야했지만 화순군은 이 절차를 무시했다.

자연공원법에는 국립공원 안에서 벌목 등의 행위를 하려고 할 경우 국립공원관리기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허가 없이 벌채 등의 행위를 할 경우 징역 3년 또는 최고 3천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지방자치단체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방자치단체가 국립공원 안에서 조림 등의 사업을 할 경우에도 반드시 국립공원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지방자치단체라고 할지라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불법이라는 의미다.

공원관리청은 양벌규정에 근거해 시행기관인 화순군의 국립공원 훼손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했지만 동부사무소는 벌목 행위자인 A씨만 고발하면서 화순군에 면죄부를 줬다.

이에 대해 동부사무소 관계자는 “자연공원법에는 지방자치단체도 국립공원관리청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지만,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지방자치단체를 고발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지면서 기관간 봐주기 논란과 함께 배경에 대한 의혹마저 부추기고 있다.

자연공원법 제85조(양벌규정)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벌목 등의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벌금형을 부과한다’고 명시돼 있다.

실제로 상당수 국립공원관리청은 양벌규정을 근거로 국립공원관리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국립공원을 훼손한 지방자치단체를 고발했다.

지난해 내장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국립공원에 임도 포장을 한 순창군을 검찰에 고발하고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같은 해 국립공원관리공단 속리산사무소는 무단벌목을 지시한 충북 괴산군수를 고발했고, 2012년 경주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단석산국립공원에서 숲가꾸기를 하면서 국립공원을 훼손한 경주시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 화순군은 “교리 일원도 무등산국립공원에 포함되는지 몰라서 발생한 일이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하지만 “무등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에서 벌목 행위자를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에서 무혐의로 종결된 사안”이라며 “복구만 하면 된다”며 화순군의 잘못으로 인한 국립공원 훼손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까 쉬쉬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박미경 기자 mire5375@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