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이 1억5천만원 정도면 유치할 수 있는 전국씨름'왕중왕전’을 3억원을 들여 유치했다는 주장이 제기 되면서 관련예산이 과다하게 책정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특정인에 대한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제193회 화순군의회 정례회 스포츠산업과 업무보고에서는 지난 3일부터 화순하니움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 씨름왕중왕전 예산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문행주 의원은 "이번 씨름대회 예산은 과다하게 책정됐다”며 “계획에 없던 씨름대회를 누가 어떤 이유로 유치했는지와 유치비 3억원에 대한 근거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특히 “전남씨름협회 핵심관계자 A씨가 ‘이번 씨름대회는 1억5천만원이면 충분히 유치할 수 있는 규모'라며 화순군에 1억5천만원 정도에 대회를 주선해 주겠다'고 까지 했는데 화순군이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화순군에 대해 ‘병신이나 하는 짓을 했다” “화순군이 왜 호구노릇을 하느냐’는 비아냥이 일었다”며 “지난 10월경 화순군이 이 사실을 알고도 유치비의 적정성 등을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집행한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대한씨름협회에서 개최하는 각종 대회 예산을 공개하며 3억 유치비가 과다하다고 보는 근거도 제시했다.

문행주 의원은 “대한씨름협회는 공중파를 통해 중계되는 대회는 2억5천만원, 케이블을 통해 중계되는 대회는 평균 1억3천만원의 유치비를 받고 있으며, 명절에 열리고 공중파를 통해 중계되는 천하장사대축제 유치비도 3억5천만원이다”고 밝혔다.

이어 “화순 씨름대회는 평일에 열리는데다 첫날만 공중파를 통해 중계되고 이후 케이블을 통해 중계되며, 참가선수도 63명에 불과해 통상 2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1억3천만원 수준의 대회보다도 내실이 떨어지고 규모도 작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씨름대회는 1억5천만원 정도면 할 수 있는 대회를 3억원에 하는 것이다”며 “나머지 1억5천만원의 용도와 계약에 깊숙이 개입한 어떤 흑막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시춘 스포츠산업과장은 “현정부가 민속경기를 적극 권장하고 있고, 어르신들이 선수와 호흡을 같이하며 즐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회라고 생각해 유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하다가 문 의원의 추궁이 계속되자 마지못해 “군산에서 열린 씨름대회에서 씨름협회와 문화관광부 차관, 홍이식 군수가 합의하면서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포츠산업과 실무담당도 “(유치비 3억원 등은) 군산에서 협의된 내용이다”며 홍이식 군수와 박광재 의장의 군산씨름대회 방문 자리에서 유치비가 결정됐음을 인정했다.

이에 조유송 의원은 "군수와 의장이 손잡고 군산에서 가서 씨름대회를 유치했다는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며 "화순군예산이 군수와 의장의 호주머니돈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화순군이 갑자기 급조해 만들어진 전국 씨름 '왕중왕전'(이하 씨름대회)에 화순군은 공무원과 주민, 학생들까지 관객으로 동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홍이식 화순군수는 지난 8월 박광재 의장의 제안으로 박 의장과 함께 씨름대회가 열린 군산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진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