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죠, 많이. 돈을 주겠으니 문을 닫으라는 대기업의 유혹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문을 닫으면 연탄 한장당 못해도 10%이상 가격이 오를게 뻔한데 그러면 연탄을 쓰시는 분들의 부담이 너무 커져요. 서민들은 10원 한 장도 아쉽거든요. 제가 화광연탄을 지키는 이유입니다”

겨울이 다가오면 겨울나기에 쓸 연탄값 마련이 가장 큰 고민이던 시절이 있었다. 창고 가득 연탄을 채워 넣으면 마냥 뿌듯하던 시절이 있었다.

연탄을 조금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기 위해 연신 내려앉는 눈꺼풀을 채근하며 밤을 보내던 어린시절의 추억도 아른거린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석유와 가스 등의 연료에 밀리면서 연탄은 아련한 추억 속으로 숨어 버렸다. 그러나 풍요속의 빈곤 때문일까, 연탄은 여전히 서민들의 따뜻한 겨울을 책임지고 있다.

화순읍에서 동면을 지나 남면 가까이 다다르면 석탄을 캐낸 흔적과 함께 우측으로 화순광업소가 모습을 보인다. 그 안에 화광연탄이 자리 잡고 있다.

화광연탄은 상당히 오랜 시간 화순광업소와 역사를 같이 하고 있으며 전남권에서는 강진연탄과 함께 연탄공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연탄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전락해 도산하는 업체들이 줄을 이었지만 화광연탄은 버텨냈다.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물건은 지역민들이 앞장서서 팔아줘야 우리지역의 경제가 살지 않겠냐”며 꾸준히 찾아주는 지역민들이 화광연탄을 지탱하는 힘이다.

화광연탄을 찾는 이들은 단순하게 화순에서 생산되는 연탄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한때 화순경제를 지탱했던 화순광업소 그리고 화순지역민들과 함께 한 화광연탄의 역사와 화광연탄을 지탱시키고 있다는 자부심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자부심을 꺽기 위한 대기업의 공략은 집요하다. 큰돈을 제시하며 공장 문을 닫으라고 유혹하기도 한다.

구영규 대표는 연탄공장 운영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운영하면 할수록 손해를 본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장문을 닫을 경우 화순에서 연탄을 필요로 하는 서민들이 광주나 강진 등의 연탄공장에서 생산되는 연탄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한푼이 아쉬운 서민들의 주머니를 생각하면 차마 닫을 수가 없다고.

특히 “고객들 중에는 '화순사람이라면 화순에 있는 기업에서 생산되는 물건을 쓰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지인들을 소개해 주기도 한다”며 향토기업이라며 힘을 실어주는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구영규 대표는 “연탄공장을 지키는 일이 어렵고 힘들지만 아직도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연탄을 필요로 하는 서민들이 많다”며 화순 근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서민들의 따뜻한 겨울을 책임지고 있는 화광연탄이 오래도록 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화광연탄(061-372-4900)


박미경 기자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