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도암출신 운인 송홍 선생의 유고집 ‘운인유고(雲人遺稿)’ 출판기념회가 오는 15일 오후 2시 화순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출판기념회와 함께 송홍 선생의 생애와 사상을 재조명하는 학술행사도 열린다.

유고집 발간은 일제침략기 3대 전국적 항일독립운동이었던 광주학생독립운동 84주년을 맞아 운인송홍선생문집발간위원회(위원장 김성인)와 전남대 광주학생독립운동연구소(소장 장우권)가 공동 추진했다.

항일독립운동가인 송홍(宋鴻) 선생(1872~1949)은 화순군 도암면 운월리 출생으로 구한말의 애국지사였던 문충공(文忠公) 연제 송병선(淵齋 宋秉璿) 선생의 제자다.

선생은 일본의 단발령과 을사늑약 체결 때 수차 고종황제에게 부당성을 상소하고,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동포에게 보내는 격문을 지었으며, 격문으로 인해 일본헌병의 체포령이 내려지자 해외로 망명했다.

그 후 다시 고국에 돌아온 선생은 광주고보에 재직하면서 일본인들의 눈을 피해 한국역사를 가르치며 학생들의 민족의식을 고취했다.

그러던 중 나주역에서 일본인 학생이 조선여학생을 희롱한 사건이 발생했고, 이는 1929년 11월 3일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단초가 됐다.

광주지역 학생들이 일제침략에 맨주먹으로 맞섰던 광주학생독립운동은 이후 들불처럼 전국은 물론 만주와 해외까지 번져 무려 54,000여명의 학생이 참가해 민족독립을 절규하고 ‘타도 일본제국주의’를 외치는 거대한 민족운동으로 발전했다.

광주고보생들의 열렬한 항일투쟁의 이면에는 선생의 영향이 절대적이었고 그의 항일정신과 겨레사랑 실천이 오롯이 학생들에게 계승된 것이다.

그 후 선생은 광주고보의 재학생 대다수가 검거와 수감, 퇴학처분 등을 당하자 신병을 핑계로 장기 결근으로 저항하다가 퇴직을 강요당하다가 1930년 2월 19일 사랑하는 제자들이 공판을 받던 날 시 한 수를 남기고 홀연히 교단을 떠났다.

그로부터 15년 후 광복된 조국의 교육현장에 다시 나와서 광주고보(현 광주제일고)와 광주의대(현 전남대 의대) 등에서 교편을 잡고 후학들을 가르치며 해방 후 혼란기 속에서 조국의 장래를 걱정하다가 1949년 6월 18일 78세로 영면했다.

이후 선생의 제자들은 1967년 11월 2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 앞에 선생의 흉상을 세우고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정신적 지주로 추모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운인유고(雲人遺稿)’는 2권 1책으로, 「권1」에는 한시 160제(題)에 426수(首)가 수록되어 있으며, 「권2」에는 소(疏)1, 잡저(雜著)1, 설(說)1, 서(序) 2, 기(記) 7, 묘문(墓文) 1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부록(附錄)에는 행장(行狀)과 묘표(墓表), 운인송홍선생유고 복사발간 서문(雲人宋鴻先生遺稿 複寫發刊 序文), 발간후기(發刊後記), 발(跋), 후기(後記) 등을 첨부했다.

김성인 운인송홍선생 문집발간위원장은 “늦었지만 송홍 선생과 같이 일제의 회유와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족의 얼을 후학에게 가르친 참스승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며, 서구 물질문명과 이데올로기에 얽매여 밀려 민족의 바른 역사와 전통을 외면해 온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문과 진리, 도와 인생의 원리를 밝히며 살았던 송홍 선생의 고결한 인품과 향기로운 삶이 ‘운인유고’ 발간을 계기로 오늘을 사는 현대인은 물론 후손들에게까지 전해지고, 호남학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과 선생의 위상과 역할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김성권 기자 mkp0310@hanmail.net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