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주면 축산분뇨자원화시설(이하 능주퇴비공장)과 관련 배동기 전 화순부군수와 이모씨가 법정에 선다.

7일 광주지방법원 401호 법정에서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는 원고인 퇴비공장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 측의 증인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들은 1997년 임흥락 화순군수가 ‘도곡면 죽청리에 하수종말처리장과 가축분뇨공동처리시설을 지으려다가 주민들이 반대하자 하수종말처리장은 짓고 인근에 혐오시설을 짓지 않겠다’며 주민들에게 써준 각서의 존재 유무를 입증하기 위해 증인으로 신청됐다.

화순군을 상대로 능주퇴비공장 건축허가 무효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반대위는 각서가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화순군은 각서가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반대위는 “당시 임흥락 군수는 화순군을 대표해 각서를 썼고, 행정의 연속성 차원에서 각서의 내용이 지켜져야 한다”며 “당시 약속대로 혐오시설인 능주퇴비공장은 하수종말처리장 인근에 지어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모씨는 1997년 당시 하수종말처리장 등의 건립 반대 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반대위는 이모씨가 당시의 각서를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모씨는 “각서는 없다”며 반대위에 각서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배동기 전 화순부군수는 1997년 당시 부군수로 근무했다. 그는 최근 지역언론을 통해 “당시 임흥락 군수가 더 이상의 혐오시설을 짓지 않겠다는 포괄적인 내용이 담긴 각서를 쓴 일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재판부도 “군수 재량으로 각서를 썼더라도 사안에 따라 효력이 지속될 수 있다”며 각서의 존재유무에 관심을 가지면서 선고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증인심문 등 변론재개로 이어진 것이다.

7일 열린 공판은 증인신청 범위와 심문 일정을 정하는 선에서 마무리됐으며, 다음 공판은 12월 12일 오후 4시 3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각서의 존재를 인정한 배동기 전 화순부군수와 각서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화순군과 반대위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능주퇴비공장 건립은 100억원 규모의 정부(농식품부)공모사업인 화순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 사업의 핵심사업으로 10%의 자부담이 있다.

사업기간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였지만 사업자가 부지확보를 못하면서 2번 사업기간 연장이 이뤄졌고, 농식품부에서는 올해 안에 완공하지 못할 경우 사업비를 환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화순군은 소송 등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조만간 농식품부에 사업기간 연장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능주 퇴비공장 건립비(시설비 제외) 24억원 중 7억원의 선급금 지급을 요구하는 사업자에게 2억 4천여만원의 자부담을 우선 집행한 후 요구하라며 선급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자는 능주 퇴비공장 건립 반대입장을 명확히 하며 더 이상의 공사진행을 막고 있는 반대위 측 주민들로 인해 기초공사 단계에서 더 이상의 공정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