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읍 신기리에서 ‘김인숙 전통폐백’을 운영하고 있는 김인숙(54)씨는 궁중약과 분야 ‘대한 명인’으로 선정됐다. 화순에서 유일하다.

김인숙 명인은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인 약과를 집안대대로 전승되어온 방법으로 제조하는 등 전통음식문화의 계승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대한명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김 명인은 또 지난해에는 새로운 인간상을 정립하고 다양한 지식정보의 공유를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신지직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화순토박이인 김인숙 명인은 어머니 故 이복덕 여사로부터 우리 전통음식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익히며 성장했다.

김 명인의 집안은 화순에서 대대로 살면서 농업과 주조장을 경영했다. 특히 故 이복덕 여사는 부업으로 궁중약과를 비롯한 한과류와 떡 등 남도의례음식을 만들어 판매했다.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비법으로 만든 이복덕 여사의 음식은 맛은 물론 모양과 색감도 뛰어나 주변에 입소문이 자자했다.

8남매 중 유난히 음식에 관심이 많았던 김 명인은 어려서부터 한번 배운 음식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눈썰미가 좋았다.

음식솜씨도 뛰어나 언제부터인가는 집안 대소사에 필요한 음식도 도맡아 만들었다. 집안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비법이 어머니를 통해 김인숙 명인에게로 이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가지고 있는 솜씨를 살려보라는 주변의 권유에 2000년부터는 ‘김인숙 전통폐백’을 운영하며 자신의 이름을 걸고 본격적으로 이바지음식과 폐백음식 판매를 시작했다.

우리 전통음식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전통음식연구가 한임자 선생과의 만남은 그녀의 전통음식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넓혀 줬다.

어머니를 통해 전수받은 궁중약과에 대해 보다 깊이 알고 싶은 욕심에 화순과 서울을 오가며 궁중음식전문가 한복선 선생의 궁중음식비법을 배웠다.

김인숙 명인은 “우리 전통음식은 쉬운 것 같지만 알면 알수록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약과는 반죽의 배합이나 반죽횟수, 기름에 튀기는 시간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에 더욱 어렵다고.

궁중약과는 맛도 중요하지만 모양과 빛깔도 중요하다. 그만큼 배우기도 만들기도 어렵다.

그녀가 만드는 궁중약과는 궁중약과의 원형과 특성을 잘 보존하면서도, 그녀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만들어 맛 뿐 아니라 모양과 빛깔도 뛰어나 예술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녀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폐백음식과 이바지 음식도 마찬가지다. 음식이니 먹겠다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김인숙 명인은 “조상들의 숨결과 혼이 깃들어있는 궁중약과는 우리민족의 훌륭한 전통이고, 사라져가는 전통을 가꾸고 이어가는 것은 후손으로서 당연한 도리”라며 “보다 많은 이들이 우리 전통음식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76년 광주송원여자고등학교를 졸업, 이후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 전통음식과 폐백교육과정, 전통폐백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2007년 향토식문화대전 음식부문과 조각부문 금상, 2008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한국음식 전시 경연부문 금상, 특산물 요리부문 대상, 2009년 한국국제요리 경연대회 김치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전통혼례식장에서 열린 제 15차 대한민국 대한명인 추대식을 통해 궁중약과 분야 대한명인으로 선정됐다.




박미경 기자 mire5375@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