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회사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어르신 6분이 함께 식사를 하시면서 큰 소리로 정치 이야기를 하시고 계셨다. 정치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거명하시면서 그 사람들의 비판을 한참 하시고 계셨다.

대개 식사를 하면서 상사를 비판하거나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나라 문화에서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백발이 성성하신 어르신들께서 어떤 정치인을 호칭하는데 개xx, 그xx 등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욕설을 하시는데 옆에서 식사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게 불편하였다.

일반적으로 백발이 성성하신 어르신 분들은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아야 하는 위치이다. 그런데 욕설을 남발하는 분들을 뵈니 존경심보다는 거북함이 일어났다. 요즘 청소년들의 대화법을 들어보면 개xx, 그xx 등의 호칭을 넣어 수 많은 욕설이 포함된다.

청소년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르신들의 비슷한 모습을 당면하면서 청소년들을 뭐라 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잘해야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사람의 품격을 “인품(人品)”이라 할 때 품(品)은 입구(口)자를 세 개 쓰면 품(品)자가 된다. 즉 사람의 입에서 하는 말이 모여 그 사람의 품격을 이룬다는 의미이다. 법정스님(1932년~2010년)은 아래와 같은 글을 남기셨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생각이 맑고 고요하면
말도 맑고 고요하게 나온다.
생각이 야비하거나 거칠면
말 또한 야비하고 거칠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그가 하는 말로써
그의 인품(人品)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말을 존재의 집이라 한다.”

지금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하여 많은 분들이 살기가 힘들다. 마치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에서 건기에 물이 없어서 모든 생물들이 긴장하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

동물들은 물과 먹이가 거의 없는 극도의 상황에서는 더러 동족을 공격하기도 하기도 하고, 먹이로 삼는 경우도 있다. 지금의 상황은 사바나의 건기와 같이 살기가 힘들다 보니 삶의 스트레스가 누구나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한테라도 탓하고 싶고, 비난하고 싶고, 공격하고 싶은 것이 어쩌면 당연한 심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행동한다면 인간과 동물의 차이가 무엇이겠는가?

사람이 그의 “품격(品格)”을 포기한다면 동물과 차이가 거의 없을 것이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누구의 덕이라 생각하고, 누구를 비난하기 전에 칭찬할 일을 찾아내고, 누구를 공격하기 전에 포용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의 품격일 것이다.

그러한 아름다운 인간 품격의 시작은 입에서 나오는 “말”에서 시작된다. 다른 사람을 비난할 때 그xx 보다는 그분, 개xx 보다는 그 양반 등의 용어만 쓰더라도 그 사람의 품격이 달라지고, 우리 청소년의 욕설문화가 조금은 바뀌게 될 것이다.

- 필진약력 -
김병진대표는 화순읍 출신으로 화순초등학교(60회), 화순중학교, 화순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대학원/경영학석사" 졸업 (現) 에듀맥스 대표이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창회 이사를 엮임하고 있으며, (현)경찰대학 외래교수, 경영학박사로 자기개발 교육부에 있어서는 스타강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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