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5년 전 한파 속에 대입 수능을 치렀다. 긴장 때문인지 추운날씨인데도 손에서는 땀이 마르지 않았다.

배웅해주던 아빠와 격려해주는 선생님들의 얼굴을 등지고 돌아서는데 한참 동안 눈물을 흘리며 선뜻 수험장에 들어가지 못했던 기억이 어슴푸레 떠오른다.

수능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모르고 끝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눈물이 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올해 수능도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됐다. 고3 수험생들은 성적표를 받아보고 어느 대학을 선택할지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또 한편으론 수능이 끝나고 허무한 마음에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에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필자도 수능이 끝나고 갑자기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을 어떻게 써야할지를 잘 몰랐던 기억이 있다.

하고 싶은 일들이 무엇이었나 지금 생각해보면 대부분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행위로 가득했던 것 같다.

물론, 소소한 일탈행위를 즐기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그것들이 전부가 되서는 곤란하다.

수능이 끝나면 마치 모든 공부가 끝난 듯이 생각하고 안일해지기 쉽지만 입학 전까지 3개월 동안의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정시 준비를 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수능을 치렀고, 여기저기 대학 원서를 냈을 것이다.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에 너무 초조해 하지 말고, 결과 발표 전까지 자신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소위 명문 대학에 입학했다고 해서 자신이 원하는 취업의 문이 활짝 열리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현실적으로 수능 성적이 대학 당락을 정한다지만 시험을 잘 치렀다는 것은 높은 학습 능력을 말한다.

그것만 대변할 수 있을 뿐 다른 것들을 대변하지는 못한다. 자신의 기술로 취업의 길이 열리고 자신의 특기로 취업의 문이 열리는 시대가 이제 도래한 것이다.

그만큼 자기계발에 힘쓰는데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했으면 한다.

운전면허증 취득을 하거나 새로운 운동을 배우거나 미래를 계획하고 자신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새로운 취미를 찾는데 충분한 시간이다.

인생에서 이제 막 큰 산을 하나 넘었을 뿐, 수능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개월을 허송세월 보내지 말고 보람있고 알차게 보내기를 기대한다.


박기쁨 기자 mire5375@hanmail.net        박기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