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조용하다 싶던 화순군수 선거가 느닷없이 이른바 '자라탕 모임' 논란이 일면서 진흙탕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민주당 화순지역 일부 출마자들이 공식 선거운동일 전인 지난달 30일 이양면 양모씨 한옥집에 모여 자라탕으로 저녁식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평화당이 관련자 소환은 물론 선관위와 사법기관의 수사를 촉구하는 등 공세를 퍼붓고 있다.

민주평화당은 잇단 논평을 내고 "화순 지방선거 후보와 지역인사 수십명이 자라탕 파티를 벌이다 발각됐다"며 "이는 '호남판 제2의 초원복집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이같이 논란이 확산되자 자라탕 모임의 주최격인 한옥집 주인 양모씨는 6일 오후 4시 화순선거관위원회 앞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의혹을 제기한 화순민평당 모후보측의 보도자료와 내용만 듣고 보도된 언론에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양씨는 이 자리에서 이번 모임에 대해 “누구를 위한 자리도 아니고 누구를 부른 역사도 없다. 쓴맛(낙선자)을 본 사람을 위한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또 “모임은 농협조합장 선거에서 낙선한 지역 번영회장과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다 경선에서 떨어진 낙천자를 위로하기 위한 자리로 10여명이 오모씨가 직접 기른 닭과 한 마리당 15만원짜리 자라 4마리(60만원)를 저녁식사로 먹었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은 신정훈 전 국회의원과 이양청풍농협 조합장 선거에서 낙마한 오모, 윤모씨를 위로하는 자리였다는 설명이다

양씨는 특히 “민주평화당 군수 후보측이 주장한 것처럼 수십명의 인원도 없었으며, 자라도 10마리가 아닌 4마리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자라 가격(수백만원)은 터무니가 없다”며 “4마리로 한 마리당 15만원이라”고 강조했다.

양씨는 “내 집에서 지역후보 낙천자들과 저녁밥 먹는 것에 대해 마치 사전선거운동을 한 것처럼 마구잡이식으로 언론을 이용해 팩트 없는 허위사실을 알린 것에 모욕스럽고 수치스럽다”며 "민평당 후보측 관계자"들에 대해 법적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임 자리에서 선거와 관련된 얘기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양씨는 선거와 관련된 얘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면서 모임 자리에 민주평화당 군수후보 지지자 2명이 있어 선거와 관련된 얘기는 할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선거와 관련된 이야기가 없었냐”는 기자들의 수차례 질문에도 양씨는 한 마디로 “네”라고 답변했다.

특히 양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후보측에서 자라탕 회식을 이슈화 해 달라는 뉘앙스의 말을 들었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양씨는 모 군수후보측에서 모임 뒤 “전화로 협조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 그는 “뻔하지 않겠는가. 이슈화 해달라는 것 아니겠냐”며 에둘러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모 후보와 통화 내용은 선관위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휴대폰 스피커폰을 켜 함께 들었다”고 설명했다.

모임 뒤 특정후보한테 전화가 왔을 때 선관위 직원들이 자신의 집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어서 스피커폰을 통해 전화 내용을 같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후 며칠 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고 분개했다는 것이다.

또한 양씨는 “구충곤 후보는 민주당 후보들이 식사라도 같이 하자는 말에 식사가 끝날 쯤에 왔으나 속이 좋지 않아 죽 몇 숟가락 뜨고 바로 약속이 있어 나갔다“고 구 후보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선관위는 5일 불법성 여부 판단 등을 위해 광주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